(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신체조직의 안과 밖을 덮고 있는 상피 세포에서 흔히 발견되는 단백질인 프로스타신(prostasin)의 혈중 수치로 당뇨병의 예측과 진단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립선, 신장, 췌장, 간 등에서 발견되는 이 단백질은 상피 나트륨 채널(epithelial sodium channel)을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단백질은 현재 종양 생물표지(tumor biomarker)로도 이용되고 있다.
상피 나트륨 채널은 나트륨 균형, 혈류량, 혈압을 조절하며 혈당 대사에도 관여한다.
스웨덴 룬드(Lund) 대학 의대의 군나르 엥스트렘 심혈관 연구·역학 교수 연구팀은 프로스타신의 혈중 수치가 높으면 당뇨병이 있거나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으며 암 환자가 이 단백질 수치가 높으면 사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6일 보도했다.
1993년에 시작된 '말뫼 식사·암 연구'(Malmo Diet and Cancer Study) 참가자 4천658명의 22년 간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아 중 361명(남성 40%, 평균연령 58세)은 처음부터 당뇨병이 있었고 702명은 연구 기간에 새로이 당뇨병이 발생했다. 651명은 연구 기간에 암으로 사망했다.
연구 시작 때 혈액 검사로 밝혀진 이들의 혈중 프로스타신 수치는 남성의 경우 최상위 25%가 평균 8.93μg/mL, 최하위 25%는 평균 7.97μg/mL이었다. 여성은 최상위 25%가 8.72μg/mL, 최하위 25%가 7.62μg/mL였다.
프로스타신 혈중 수치 최상위 25% 그룹은 최하위 25% 그룹보다 현재 당뇨병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95%, 당뇨병이 발병할 위험이 7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이 없으면서 프로스타신 혈중 수치가 높은 사람은 공복 혈당이 높고 혈중 인슐린이 많고 인슐린 작용에 세포가 반응하지 않는 인슐린 저항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는 모두 당뇨병 위험요인들이다.
또 하나 밝혀진 중요한 사실은 프로스타신이 암으로 인한 사망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프로스타신 혈중 수치 최상위 그룹은 최하위 그룹보다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4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관성은 공복 혈당과도 관련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공복 혈당 장애가 있는 사람은 혈중 프로스타신 수치에 1 SD(표준편차) 변동이 있을 때마다 암 사망 위험이 52% 높아졌다.
그러나 공복 혈당 장애가 없는 사람은 프로스타신 혈중 수치에 1 SD 변동이 있을 때마다 암 사망 위험이 11% 높아지는 데 그쳤다.
이 모든 결과는 연령, 성별, 허리둘레, 흡연, 음주, 고지혈증, 혈압, 혈압약 복용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결과는 당뇨병과 암 사이의 생물학적 연관성을 새로이 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염증, 소포체 스트레스(endoplasmic reticulum stress), 상피간엽이행(epithelial-to-mesenchymal transition), AKT 신호전달(Akt signalling), Wnt/β-카테닌 신호전달(Wnt/β-catenin signalling) 같은 당뇨병과 관련된 생물학적 경로들이 종양의 형성, 침윤(invasion), 전이에도 관여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프로스타신은 고혈당에서 암에 이르는 과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혈당이 높은 사람의 암 위험 표지로 작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앞으로 이러한 사실이 추가 연구를 통해 확인된다면 프로스타신이 당뇨병과 암을 모두 치료할 수 있는 표적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했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당뇨병 연구협회(EASD: European Association for Study of Diabetes) 학술지 '당뇨병학'(Diabetologia)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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