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전망치 낮추고 '마이너스 현금흐름' 예고…52조원 들여 새 공장도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잇따라 수요 부진을 이유로 실적 전망을 낮추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최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마이크론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쓰이는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계속 약화함에 따라 2분기 매출이 종전 예측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공시했다.
당초 마이크론은 2분기 매출을 68억∼76억달러(약 8조9천억∼9조9천억원) 사이로 내다봤으나, 이러한 예상 범위의 최하단과 비슷하거나 더 낮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72억8천만달러를 하회하는 것이다.
3분기에도 매출이 상당히 줄어들고 영업 마진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기록할 수 있다고 마이크론은 예고했다.
회사 측은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 핵심 컴퓨터 시장인 중국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규제 등으로 수요가 악화하고 공급망이 더 꼬인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마이크론은 2023 회계연도의 자본지출을 전년보다 상당폭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의 우울한 전망은 전날 미국의 그래픽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2분기 매출이 전분기보다 19%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전 세계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인공지능(AI) 연산용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는 엔비디아는 고사양 그래픽카드를 비롯한 게임 부문 매출이 전분기 대비 44%, 전년 동기 대비 33% 각각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미국의 또 다른 반도체 회사 AMD도 지난주 PC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그래픽 반도체 매출이 감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리서치 회사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RAM 메모리 시장은 최소 2023년까지 심각한 공급과잉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마이크론은 실적 전망치 하향 공시와 별도로 2020년대 말까지 미국 내 새 반도체 제조시설을 짓는 데 400억 달러(약 52조2천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 의회의 반도체지원법 통과 등에 힘입어 추진하는 이 시설은 5천 개의 고숙련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의 글로벌 메모리칩 시장 점유율을 현 2%에서 향후 10%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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