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노조, 16일부터 단체행동…31일 노동자 대회 예고
(서울=연합뉴스) 오규진 기자 =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과 카카오[035720] 노동조합 '크루 유니언'(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은 10일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 사측에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방침 철회 등을 거듭 요구했다.
크루 유니언은 카카오 본사뿐만 아니라 카카오모빌리티를 포함한 계열사의 노동자들까지 조합원으로 두고 있다.
두 노조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투기자본들이 이윤을 추구하는 장으로 변질하려 한다"고 규정하면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사회적 공존을 위한 성장 방안'에는 플랫폼노동자 권익향상과 시민들의 편의 증진이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카카오T 대리기사가 콜을 빠르게 확인하고 먼저 수락할 수 있는) '프로 서비스' 유료화를 폐지하고 단체교섭 타결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주환 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혁신을 빙자한 이윤추구 행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더는 기다리지 않고 카카오와 카카오모빌리티를 대상으로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서승욱 크루 유니언 지회장은 "단체 교섭을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큰 진전은 없었다"면서 "카카오모빌리티는 노동자·상생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모빌리티 경영진과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모빌리티와 사회의 지속 성장을 위한 협의체'의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다"며 말을 아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이태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 이선규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부위원장, 하신아 웹툰작가노동조합 사무국장 등도 참석했다.
이태의 부위원장은 국민연금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에 투자를 결정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여러 경로로 확인을 시도했지만, 기금운용 관련해선 답변할 수 없다는 이야기만 들었다"고 꼬집었다.
하 사무국장은 "얼마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외국 사모펀드에서 투자 유치를 추진한다는 뉴스를 봤다"면서 "콘텐츠 산업에서도 같은 일이 되풀이될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대리운전 노조는 16일부터 카카오 사옥이 있는 판교역 앞에서 단체 행동에 돌입하며, 17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플랫폼 노동자 요구 서한을 전달할 계획이다.
오는 31일에는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라이더유니온, 웹툰작가노조 등이 참여하는 가운데 '플랫폼 노동자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카카오에서 물적 분할됐으며, 현재 대리운전, 내비게이션, 주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T'를 주력 서비스로 삼고 있다. 최근 투자 유치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 가치는 약 8조5천억원으로 평가됐다.
앞서 카카오는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중 일부를 MBK파트너스에 매각해 1대 주주에서 2대 주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57.55%를 갖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모빌리티 직원들과 카카오 노조인 '크루 유니언',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등이 매각 움직임에 반발하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지난달 25일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모회사인 카카오에 매각 추진 유보를 요구했으며, 지난 1일부터 '모빌리티와 사회의 지속 성장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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