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신평 분석…"초대형사는 해외 부동산, 중형사는 국내 PF 비중 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증권업 부진 속에 금리 급등과 경기 부진 여파로 부동산 대출이 많은 증권사의 신용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가 10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부동산 익스포저, 증권사 신용위험 뇌관이 될 것인가' 세미나에서 이예리 선임연구원은 "유동성 축소와 경기 둔화 가능성이 국내외 부동산 경기 하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내 주택경기지표는 수요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나 가격이 급등한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하강 신호를 보인다"며 "올해 상반기 글로벌 리츠 지수가 20% 하락하는 등 해외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나이스신평이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분석한 국내 24개 증권사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우발부채와 대출채권, 부동산펀드, 지분증권 등 전체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규모는 자기자본의 68% 수준이었다.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익스포저 비중이 100%를 초과하면 위험한 상태로 평가사 측은 진단했다.
증권사 자본 규모별로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익스포저는 중형사가 71%로 가장 높았고 이어 초대형사 70%, 대형사 62% 순이었다.
부동산 익스포저가 높은 증권사는 초대형사 메리츠증권[008560](70%), 대형사 현대차증권[001500](62%), 중형사 다올투자증권[030210](71%) 등이다.
투자 지역과 물건으로 보면 고위험 지역과 물건 비중은 초대형사가 44%로 가장 컸고 대형사 31%, 중형사 21% 순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중형사는 상대적으로 영업 경쟁력이 낮아 국내 PF 사업장 주관권 확보를 위한 우발부채, 대출채권, 사모사채 형태 익스포저가 높다"며 "초대형사는 부동산펀드 형태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급등으로 단기금융시장이 위축 또는 경색되면 증권사의 유동성 위험이 급격하게 커질 수 있다고 이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금리환경에 민감한 단기부채 조달 비중이 높으나 부동산 대출 등의 투자자금 회수 기간은 상대적으로 길고, 증권사가 신용 보강을 제공한 부동산 PF 유동화증권의 차환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부동산 경기 저하 시 자산건전성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다"며 "증권업 전반적으로 수익 창출 능력이 약화한 상황에서 부동산 익스포저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부정적 영향이 더욱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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