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트위터 전 직원이 사우디아라비아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측근에게 반체제 인사의 개인 정보를 팔아넘긴 혐의로 기소돼 유죄 평결을 받았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전날 미국·레바논 이중국적자인 아마드 아부아모(44)에 대한 재판에서 간첩 등 6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트위터에서 중동지역 유명 인사들에 대한 홍보를 맡는 매니저로 일했던 그는 2014년 말 영국 런던에서 빈 살만 왕세자의 최측근에게 고용돼 스파이 활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트위터 내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활용해 스파이 반체제 인사의 개인 정보를 빼내 사우디에 넘기다 2019년 체포됐다.
특히 민중 봉기인 '아랍의 봄' 당시 사우디 왕족의 부패와 비위를 고발한 현지 정치 활동가들의 트위터 계정도 표적이었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왕세자의 측근은 사우디 왕실 내부의 가십 등을 트위터에 자주 올린 왕실 내부인으로 추정되는 이용자의 정보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전했다.
그는 사우디 권력층에게 고객 정보를 넘긴 대가로 미화 30만 달러(약 3억9천만원) 이상의 현금과 2만 달러(2천600만원)짜리 시계 등을 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부아모는 이 돈을 레바논의 친척 계정으로 받았다가 자신의 미국 계정으로 다시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아부아모는 트위터 고객의 사적 정보를 비밀로 해야 한다는 신뢰를 어겼고 외국 정부에 이를 팔아넘기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사우디 측은 아부아모가 2015년 5월 트위터에서 퇴사하자 다른 직원인 알리 알자바라에 접근해 이용자 정보를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트위터가 내부 조사에 착수한 직후 사우디로 달아나 현재 궐석기소된 상태다.
알자바라가 빼돌린 내부 고객 정보 중엔 살해당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친구이자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반체제 인사의 신변 정보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재판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그의 측근 등은 기소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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