뭄바이 등 4대 도시 첨단위성 관측 결과, 정부자료 없이도 추적 가능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쓰레기 매립지에서 음식물 쓰레기 등이 썩으면서 내뿜는 온실가스인 메탄이 지금까지 매립지 규모와 부패율 등을 토대로 추정해온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우주연구소 대기과학자 요아네스 마사커스가 이끄는 연구팀은 인도 뭄바이를 비롯한 4개 도시의 첨단위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8∼2019년 쓰레기 매립지의 메탄 배출량이 이전 추정치의 1.4∼2.6배에 달했다고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쓰레기 매립지는 석유·가스 산업과 농업 현장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메탄을 내뿜는 '슈퍼배출원'으로 알려져 있다.
메탄은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전체 온실가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에 그치지만 대기 중에 열을 가둬두는 효과가 이산화탄소(CO₂)의 80배 이상에 달하며, 한번 배출되면 약 20년간 지속하는 특성을 갖고있다.
과학자들은 이 때문에 현재 진행되는 지구온난화의 25% 이상이 인간 활동으로 배출된 메탄에 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런 메탄은 연간 5억7천만t이 배출되고 있으며, 대기 중의 메탄 농도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늘고있는 것으로 집계돼 있다.
연구팀은 유럽우주국(ESA)의 '센티널-5P' 위성에 탑재된 대류권관측장비 'TROPOMI'가 수집한 메탄 자료와 온실가스위성(GHGSat)의 고해상도 자료를 활용해 인도 뭄바이와 델리, 파키스탄 라호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등 4개 도시 쓰레기 매립지의 메탄 배출량을 측정했다.
뭄바이 쓰레기 매립지에서는 메탄 배출량이 시간당 9.8t으로, 연간 8만5천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으며 부에노스아이레스 쓰레기 매립지는 연간 25만t을 뿜어내 도시 전체 배출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위성 이미지를 이용해 쓰레기 매립지에서 배출되는 메탄을 측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쓰레기 매립지 규모는 도시 크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작지만, 전체 메탄 배출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기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위성 자료를 이용해 측정하는 것은 새로운 분야이지만 점점 더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이는 각국 정부의 자료에만 의존하던 것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원을 추적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다.
런던대학의 지구과학자 유안 네스빗은 AP통신과의 회견에서 "이번 연구결과는 쓰레기 매립지 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새로운 위성관측 기술이 지상 측정치와 결합돼 누가 지구를 오염시키는지를 더 쉽게 밝혀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최근 분석은 메탄 최대 방출국으로 중국과 인도, 러시아 등을 지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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