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이민 2세로 시아파 극단주의에 동조한 듯…'경비소홀' 논란도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소설 '악마의 시'로 유명한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75)를 흉기로 찌른 하디 마타르(24)가 2급 살인미수와 폭행 혐의로 13일(현지시간) 기소됐다.
미국 뉴욕주 셔터쿼 카운티의 제이슨 슈미트 지방검사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어제 공격에 책임이 있는 사람을 2급 살인미수와 2급 폭행으로 공식 기소했다"면서 "어젯밤 이런 혐의에 대한 기소 인정 여부 절차를 밟았고 보석 없이 구금됐다"고 말했다.
마타르는 전날 오전 뉴욕주 서부 셔터쿼에서 강연을 위해 무대에 오른 루슈디에게 달려들어 그의 목과 복부를 최소 한 차례씩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힌 뒤 현장에서 체포됐다.
루슈디는 피습 직후 헬기에 실려 인근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수 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으나, 여전히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면서 말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틀째 입원 중인 루슈디는 한쪽 눈을 잃을 것으로 보이며, 팔 신경이 절단되고 간도 손상된 상태라고 대변인은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1988년 출간한 '악마의 시'로 이슬람 신성모독 논란을 일으킨 루슈디는 30년 넘게 살해 위협에 시달려왔다. 출간 이듬해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당시 이란 최고지도자가 무슬림들에게 루슈디에 대한 사실상의 처형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번 공격과 이란 혁명수비대와의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수사당국이 공격범인 마타르의 소셜미디어 계정들을 분석한 결과 그가 시아파 극단주의와 이란 혁명수비대에 심정적으로 동조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이번 수사 내용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이 NBC뉴욕에 밝혔다.
레바논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마타르는 캘리포니아주 출신이지만 최근 뉴저지주로 이사해 버겐카운티 페어뷰에 거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타르의 부모가 살던 레바논 남부 야룬시의 알리 테흐페 시장은 그의 부모가 야룬 출신이라는 점을 확인하면서도 이들이 이란의 후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지지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한편, 루슈디의 목에 300만 달러 이상의 '현상금'이 걸렸다는 점에서 이번 공개 행사의 경비가 소홀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CNN방송은 강연 주최 측이 기본적인 안전 강화 권고조차 거절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실제로 강연 참석자들의 가방 검사나 금속탐지기 검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강연장에는 주 경찰관 1명과 카운티 보안관실 소속 경찰관 1명만 배치됐는데 이 역시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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