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째 오데르강물 따라 독일로…폴란드서 화학폐기물 오염 가능성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체코와 폴란드, 독일을 거쳐 유럽 중부를 관통하는 오데르강에서 2주째 메기와 농어, 잉어, 미꾸라지 등이 대거 집단폐사하면서 그 원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폐사한 물고기로 가득한 강물이 독일까지 500km 가까이 흐르면서 사상 최악의 환경위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나 모스크바 폴란드 환경장관은 1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국립수의학연구소가 물고기의 폐사 원인을 분석한 결과, 수은 등 중금속은 원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보다는 높은 염도가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모스크바 장관은 "오데르강의 높은 염도가 수중이나 강바닥의 다른 독성물질을 활성화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폐사한 물고기들에 대해 독극물 조사를 하면 폐사 원인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데르강은 체코에서 시작돼 폴란드와 독일 사이로 발트해까지 742㎞를 흘러가며 폴란드와 독일 국경을 형성하는 강으로 각국이 풍부한 생태계를 잘 보전하기 위해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지난달 28일께 폴란드 브레슬라우 지역에서 처음 목격된 물고기 폐사는 독일 오데르강변의 프랑크푸르트시까지 500km 구간에 걸쳐 2주째 이어지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 자원봉사자, 지역당국은 독일과 폴란드 양안에서 폐사한 물고기를 건져내고 있다. 폐사한 물고기 규모는 폴란드 구간에서만 10t에 달했다.
앞서 독일 지역당국은 오데르강물 표본에서 수은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독일 RBB방송이 보도한 바 있다.
슈테피 렘케 독일 환경장관은 "폴란드 정부와의 협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독일 쪽 지역에 제때 경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환경위기가 길을 트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지역당국은 오데르강에서 이같은 환경위기는 처음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악셀 포겔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환경장관은 "오데르강의 염도가 극도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강물에서 수은이 검출된 것은 사실이지만, 수은이 물고기들의 폐사를 불러왔는지는 확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뭄과 무더위로 오데르강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평상시에는 결정적인 물량이 아닐지라도 지금은 비중이 커져 폐사의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폴란드 정부는 오데르강이 화학 폐기물로 오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폴란드에서는 지난달 28일 브레슬라우 인근에서 물고기 폐사의 원인이 된 물질이 오데르강으로 유입됐다고 밝혔다고 독일 지역당국은 설명했다. 폴란드 경찰은 진상규명을 위한 포상금으로 21만 유로(약 2억8천만원)를 내걸었다.
한편, 폴란드 일간 가제타 위보르샤는 브레슬라우 동남쪽 올라우의 제지공장에 대해 혹독한 비난을 퍼부었다.
지역 주민들은 이미 지난 3월 이 공장이 오데르강에 유독성 폐수를 방출하고 있다고 지역 환경당국에 신고했고, 지역의회에서 논의가 됐지만, 아무 조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화장지와 다른 위생용품을 생산하는 이 공장 대표는 이런 의혹을 부인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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