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에 사람들 화나 있어"…美정보당국 "법집행기관 위협 급증"
트럼프 "압수수색 때 FBI가 원하는 걸 심어놓았을 수도 있었을 것"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자신의 자택에 대한 수사 당국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앞으로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신구(新舊) 권력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폭스뉴스 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무엇이든지" 제공하기 위해 자신의 참모들이 법무부에 연락을 취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매우 화가 나 있다. 이 나라에서 (갈등의) 온도를 내려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은 또 다른 사기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미국민들이 격앙돼 있으니 지금 벌어지고 있는 자신과 수사 당국의 갈등이 완화되지 않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는 일종의 위협성 경고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이는 압수수색 영장 내용까지 공개한 수사 당국에 더는 자신에 대한 압박을 확대하지 말라는 협박성 발언으로까지 비치는 대목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반출된 정부 기밀문서를 되찾기 위해 지난 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자택을 압수수색한 이후 트럼프 지지자들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법무부와 FBI에 대한 위협을 쏟아내고 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국의 강제수사를 정치수사로 몰아세운 것도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FBI는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트럼프가 퇴임 때 들고 나간 1급 비밀 등 11건의 기밀문서를 확보했으며, 방첩법 위반 혐의까지 선상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러나 이들 기밀문서은 자신이 퇴임 전에 비밀 해제한 것들로 더이상 기밀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FBI가 압수수색을 통해 증거를 조작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시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FBI 요원들이 "(자택에) 들어와서 그들이 확보하기를 원하는 것을 뭐든지 가져갔다"면서 FBI 요원들이 마러라고에 있던 그의 팀에 "보안카메라를 끄라"고 했고, 아무도 압수수색하는 방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FBI 요원들)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어떤 것이든 가져갈 수 있었고, 그들이 원하는 어떤 것을 설치할 수도 있었다"면서 압수수색하는 동안 "그들이 원했던 뭔가를 심어놓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압수수색 이후 공화당 일부 의원들은 FBI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을 주장하며 11월 중간선거에서 다수당이 될 경우 법무부와 FBI를 조사하겠다는 등 압박 수위를 올리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화가 난' 자신의 지지자들이 FBI의 압수수색에 반발해 정부를 상대로 한 공격이 있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번 강제 수사 직후인 지난 11일 무장 괴한이 FBI 신시내티 지부 건물에 침입하려다 사살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전날엔 한 남성이 워싱턴DC 의회로 돌진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미 정보 당국은 이번 압수수색 이후 법 집행 기관에 대한 위협이 급증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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