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우크라이나 남동부 전선에서 고전 중인 러시아군이 최근 벨라루스에 장거리 미사일 전력을 증강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지난 16일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북부 접경지역인 벨라루스 쟈브로우카 비행장에 미사일 시스템을 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매우 우려스럽다"라고 밝혔다.
쟈브로우카 비행장은 우크라이나 북부 국경에서 약 24㎞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부장관 보좌관도 이날 트위터에서 러시아군이 보유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인 'S-400'을 언급하며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대량의 지대공 미사일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의 이같은 동향은 '푸틴의 성지'로 불리는 크림반도 내 공군 비행장과 탄약고 등 군사시설에서 잇따라 의문의 폭발이 일어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NYT는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와 남부 전선에서 좀체 진격하지 못하고 고전해 온 터에 크림반도까지 타격받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북부의 친러 국가인 벨라루스에 미사일 전력을 집중 배치하고 나선 것은 심상치 않다고 전했다.
그간 러시아군의 막강한 화력에 밀리던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에서 공급받은 장사정 무기로 러시아군의 진격을 늦추고 보급선에 타격을 주며 전황이 미묘하게 변화한 가운데, 러시아가 여전히 우세한 중화기 전력으로 우크라이나를 포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영국 국방부는 최근 크림반도 상황 등에 대해 "러시아군은 후방 기지 기능을 하는 크림반도에서 상황이 악화하는 데 대해 갈수록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개전 초기부터 벨라루스를 지상 작전과 폭격의 전초기지로 활용해 왔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말에는 벨라루스에서 미사일 25발을 발사해 우크라이나 북부지역을 폭격한 바 있다.
최근엔 러시아 전투기가 벨라루스 상공에서 우크라이나 북부도시 지토미르에 미사일을 날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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