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호주로 들어와…"파리 올림픽 출전이 목표"
호주, 아프간 선수·가족 등 70여명 대피…아프간 여자축구 대표팀도 정착 중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지난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아프가니스탄 국기를 들고 기수로 입장했던 아프간 여성 육상 선수 키미야 유소피가 호주로 망명하는 데 성공했다.
18일 호주 ABC 뉴스 등에 따르면 호주 올림픽 위원회는 유소피가 최근 가족들과 함께 호주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유소피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20 도쿄올림픽에서 육상 여자 100m에 출전했으며, 아프간을 대표해 기수로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올림픽 직후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한 뒤 아프간 선수로 활동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호주 올림픽위원회는 탈레반 탄압을 피해 이란에서 생활하던 유소피가 호주에 들어올 수 있도록 지원했으며 1년간의 노력 끝에 입국을 성사시켰다.
그는 "호주 정부와 올림픽위원회 등 저와 가족이 이곳에 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열심히 훈련해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호주 올림픽위원회는 그가 훈련을 이어갈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할 계획이다.
호주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후 사실상 경기를 할 수 없는 선수들과 가족, 관계자 70여 명을 호주로 대피시켰다. 아시안게임 여자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인 아흐마드 아바시는 지난 6월 호주에 도착했으며 아프간 여자축구 대표팀은 카타르를 거쳐 현재 호주에 정착한 상태다.
다만 호주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이 2024 파리올림픽에서 아프간 국가대표팀에서 뛸지, 아니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난민팀 소속으로 경기에 나설지는 아직 알 수 없다.
IOC는 아직 탈레반을 아프간을 대표하는 정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IOC는 지난 6월 탈레반이 임명한 아프간 체육총국 관계자들과 카타르 도하에서 만났으며 이들로부터 올림픽 헌장의 원칙과 규칙, 특히 여성과 소녀를 포함한 모든 개인이 차별 없이 안전하게 스포츠에 접근하고 연습할 수 있는 기본권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IOC도 이 약속이 지켜지는지 계속 감시하기로 했으며 아프간 내 약 2천명의 운동선수와 코치, 관계자들이 훈련과 경기 출전 등을 할 수 있도록 최대 56만 달러의 긴급 원조도 제공했다.
다만 이런 약속에도 탈레반 정부가 여성 선수들의 출전을 허용하거나 아프간 국외에서 머무는 선수들을 인정할지는 미지수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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