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보건부 장관 "대중이 받아들이면 향락용도 허용 가능"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대마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 중인 태국에 이어 말레이시아가 의료용 대마 허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대마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한 태국을 모델로 연구에 나섰고, 태국 정부는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는 태국의 정책을 참고해 의료용 대마 합법화를 검토 중이다.
말레이시아 보건부 관료는 오는 25~26일 열릴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보건·경제고위급회의에서 양국 보건부 장관이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대마를 의료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체계를 개발 중으로, 이와 관련해 태국에서 배우길 원한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2018년 의료용 대마를 아시아권 최초로 합법화한 태국은 올해 6월 9일부터는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고 가정 재배도 허용했다.
반면에 말레이시아의 대마 재배 및 사용 규제는 엄격하다. 200g이 넘는 대마를 소지하면 사형에 처한다.
말레이시아도 수년 전 의료용 대마 합법화 논의를 시작했지만, 반대 여론에 밀려 본격적으로 추진하지 못했다.
카일리 자말루딘 말레이시아 보건부 장관이 지난 4월 의료용 대마에 대한 임상 연구를 환영한다고 말하는 등 다시 합법화를 타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국영 베르나마통신은 정부가 내년에 일부 의료용 대마 제품 등록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지난달 보도했다.
아시아의 대마 합법화 선두주자인 태국은 마약 규제가 엄한 말레이시아가 도움을 청한 것이 대마 합법화 성공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밝혔다.
태국에서는 대마 합법화 조치 이후 오남용 등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비판 여론이 일었다. 정부는 향락용 대마 사용은 금지한다고 밝혔지만, 주요 관광지나 유흥가에서 공공연히 대마초를 사고팔고 흡입하는 이들이 목격됐다.
특히 관련법이 개정되기 전에 합법화를 서둘러 혼란이 더 커졌다는 비난이 나왔다.
태국의 대마 합법화를 주도한 아누틴 부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대마 합법화 조치가 사회 문제를 일으킬 조짐은 없다"며 "6월 대마 합법화 이후 남용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겪는 환자는 하루 한 명꼴인 60명 보고됐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용 대마 산업의 가치가 향후 5년 이내에 30억달러(약 4조원) 규모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경제 효과를 강조했다.
해외관광객들의 대마 사용에 대해서는 "우리는 그런 종류의 관광객을 환영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한 술 더 떠 "대중이 받아들인다면 향후에는 향락용 대마초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대마 사용이 해롭지 않다는 데 동의한다면 가능하다"며 "대마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더 잘 알게 된다면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누틴 부총리는 대마 관련법 개정안을 검토해온 하원 위원회가 이번 주 내로 작업을 마치면 의회에 승인을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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