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유럽 최대의 원자력발전소인 우크라이나 동부의 자포리자 원전에 포격이 잇따른 사태를 두고 우크라이나와 책임 공방을 벌이는 러시아가 '원전 폐쇄' 카드까지 들고 나왔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8일(현지시간) 자포리자 원전에 우크라이나군이 포격을 계속하면 원전을 폐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 화생방 방어군을 이끄는 이고리 키릴로프는 이날 브리핑에서 "자포리자 원전의 예비 지원 시스템이 포격으로 인해 손상됐다"면서 "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방사성 물질이 독일과 폴란드, 슬로바키아를 덮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로 6기를 보유하고 있는 자포리자 원전에는 이달 5∼6일에 이어 지난 11일에도 포격이 잇따라 전원 공급선과 통신선 등이 일부 파손됐다. 원전 주변 지역에도 포격이 이어져 방사성 물질 유출 가능성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초 원전 일대를 장악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공격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정반대의 주장을 내놓으며 진실 공방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5일 동영상 연설에서 러시아군에 대해 "원전 단지를 공격하거나 공격 기지로 활용하면 우크라이나군의 '특수 목표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에 대한 추가 포격이나 원전을 활용한 군사 행동을 더 감행한다면 특수 작전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지금까지의 원전 포격 주체 역시 러시아라는 주장으로 읽힌다.
서방 국가들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중립적인 입장에서 자포리자 원전 현장을 시찰하고 보안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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