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항만 노동자 등도 파업 예고…사회기반시설 운영 삐걱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기차 등 대중교통이 파업으로 또 멈춰 섰다.
영국 철도 노조가 18일(현지시간)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데 따라 전국 철도 운행이 평소의 20%로 축소됐다.
노선 절반은 아예 끊겼고 나머지 구간도 낮에만 기차가 다닌다.
가급적 철도를 이용하지 말라는 권고에 따라 많은 직장인은 재택근무를 했다.
19일엔 런던 지하철과 버스 노조가 대대적으로 파업을 하고, 20일엔 철도 노조가 다시 거리로 나올 예정이다.
파업 시 다음 날까지 여파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이번 파업 기간은 나흘이다.
영국 정부는 "철도노조 파업이 수백만명의 일상생활에 불편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 철도해운노조(RMT) 믹 린치 사무총장은 그랜트 섑스 교통장관이 다음 달 출범하는 새 정부에서 자리를 노리고 우파 색채를 강조하느라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협상 조율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도 양측이 대화를 통해 공정한 해결책을 찾으라고 촉구했다.
린치 사무총장은 "조합원들은 낮은 임금에 지쳤다"며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단체행동이 무한정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RMT는 철도 부문 노동자들의 임금 중간값은 3만3천파운드(약 5천200만원)라고 말했다. 이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기관사들은 제외한 규모다.
이런 가운데 철도시설공단인 네트워크 레일의 사장 고액연봉이 논란이 됐다. 앤드루 헤인즈 사장은 연봉이 4월에 59만파운드(9억3천만원)로 4만6천파운드 인상됐다.
그는 BBC 인터뷰에서 "작년에 연봉이 깎였다가 회복됐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철도 파업의 주요 배경에는 영국 정부의 철도 경영 효율화·현대화와 관련한 일자리 불안도 있다. 노조는 정리해고가 없다는 약속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철도 노조는 6월에도 전국 단위 파업을 했다.
철도뿐 아니라 공공 부문 곳곳에서 단체행동이 잇따르며 사회기반시설 운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영국 최대 컨테이너 항만인 펠릭스토우의 직원들은 21일부터 8일간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고, 로열 메일의 우편 담당 직원들은 26일 파업을 시작한다.
간호사나 국선 변호인들도 파업 찬반투표를 계획 중이다.
이는 물가 급등으로 실질 임금이 크게 감소한데다가, 공공부문은 민간에 비해서도 인상 폭이 매우 적은 탓이다.
전날 통계청은 7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0.1%로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면 2분기 실질임금은 1년 전과 비교해 3% 쪼그라들었다.
린치 RMT 사무총장은 "잇따른 교육, 보건, 교통 등 모든 부문에서 연대 파업에 들어가며 영국이 멈춰 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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