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오는 24일로 발발한 지 6개월을 맞게 된다. 러시아는 지난 2월 24일 새벽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했다. 전쟁으로 인한 막대한 인명 피해와 인도주의적 재난 상황은 이미 극심한 지경에 이르렀다. 전쟁의 참상을 전하는 내외신 등 보도가 매일같이 끊이지 않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을 합쳐 사상자는 10만 명 이상에 달했다는 소식이다. 민간인 사망자만 해도 1만 명을 넘겼다는 추정이다. 1천만 명이 넘는 우크라이나인이 폐허로 변해가는 고국을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이번 전쟁이 장기전으로 흐를 가능성을 예측한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장의 현실은 정반대로 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북부와 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 교전 현장 곳곳에선 양국 군의 공방과 교착 상태가 반복되며 소모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핵전쟁 위험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지금으로선 전쟁의 끝을 가늠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지구촌을 혼돈의 소용돌이로 몰고 있는 전쟁의 참화가 도대체 누구를, 무엇을 위한 것인지 재삼 되돌아보게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발생한 최대의 무력 분쟁으로 꼽히지만, 전쟁이 미치는 파장이 유럽 지역에 한정돼 있지 않다. 전 세계가 안보와 경제, 외교 등 다양한 부문에서 급격한 변화 조짐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질서는 신냉전 구도로의 재편 가능성이 대두해 있다. 미국과 러시아-중국 간 대결 양상은 더욱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문가들이 20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언급한 내용에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장기전으로 치닫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 대응이 세계 경제 질서를 혼란에 몰아넣었다면서 이른바 민주 진영과 권위주의 국가 간 대결 구도 양상을 제시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결속은 강화될 것이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민주 세계의 단결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국과 일본 등은 대러시아 제재 등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정책을 지지하라는 더 큰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이들은 예상했다. 세계 질서의 급변 움직임 속에서 한국이 처한 현실의 일단을 보여주는 듯하다. 글로벌 위기에 대한 우려가 심화하는 가운데 우리로선 국익에 기반한 냉철한 정세 판단과 실효성을 높인 대응력 확보가 더없이 절실해진다.
현재 세계 주요국들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급격한 금리 인상의 도미노 양상을 보인다. 에너지와 식량 등 시장의 수급 불안이 여전한데다 주요 공급망 혼란이 중첩되고 있다. 더욱이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는 침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위기감도 커진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계기로 가중되는 대내외적 위기 상황이 이미 우리에게도 현실로 다가와 있다. 경제와 안보 등 전방위에 걸쳐 있다. 한반도 정세는 긴장과 대결 국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시한 북한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에 대해 북한은 미사일 발사와 '막말' 비난으로 맞선 형국이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항시 경계하고 대비해야 할 상황이다. 경제 전반에는 다양한 악재로 인한 경고음이 지속하고 있다. 물가와 환율, 무역수지, 재정적자 등 위험 신호를 보이는 지표들이 산적해 있다. 금융과 외환, 실물 경제 부문 어느 곳 하나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글로벌 경제 질서 등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과 향배에 예의주시해야 한다.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해법을 강구해 나가는 데 한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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