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최근 38명의 사망자를 낸 북아프리카 알제리의 동시다발 산불 와중에 유네스코(UNESCO) 지정 생물권보전지역인 엘칼라 국립공원도 큰 피해를 봤다고 AFP 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엘칼라 생물권보전지역 책임자를 지낸 환경전문가 라피크 바바 아흐메드는 지난 17일 발생한 산불로 인해 엘칼라 국립공원 1만㏊가 파괴됐다고 말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지중해 연안의 알제리 동북부 끝자락에 위치한 엘칼라 생물권보전지역의 총면적은 7만6천㏊에 이른다.
이 국립공원은 북아프리카 토착종인 바르바리 붉은 사슴의 마지막 보호구역인 동시에 매년 겨울 6만 마리 이상의 철새가 날아드는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다.
아흐메드는 "엘칼라 국립공원은 바다와 사구, 호수, 숲 생태계의 집성체다. 바다에는 산호와 해양 식물인 포시도니아와 어류가 번성했다"며 "지중해 유역의 주요 생물다양성 보전지역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후변화가 유발한 지중해 변 북아프리카의 산불이 매년 반복되고 있어, 이 귀중한 생물권보전지역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그는 개탄했다.
아흐메드는 "몇 년간 반복된 산불은 숲의 생명력을 약화해 다른 침해 요인들(특히 사람의 활동)에 취약한 상태가 되었다"며 "이로 인해 이 지역은 식품군과 동물군을 잃고 있다"고 덧붙였다.
알제리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 알제리에서는 총 1천242건의 산불이 발생해 5천345㏊의 삼림이 불에 탔다.
지난 17일부터 튀니지와 접한 알제리 동북부지역에서는 10여 건의 산불이 잇따르면서 최소 38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백 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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