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통해 평화 토대 모색 희망"…오르테가 정권, 탄압 가속화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정부와 가톨릭계 간 깊은 갈등 양상을 보이는 중미 니카라과를 향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21일(현지시간) 니카라과 매체 라프렌사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성당에서 삼종기도를 마친 후 광장에 모인 신자와 군중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니카라과와 관련된 상황을 "걱정과 슬픔 속에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구금'이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다.
교황은 "공개적이고 진지한 대화를 통해 서로 존중하며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확신과 희망이 있다"며 정부와 가톨릭계 사이의 긴장 해소를 촉구했다.
이틀 전인 지난 19일 새벽 니카라과 경찰은 마타갈파 시내에 있는 롤란도 호세 알바레스 주교 주거지에 공권력을 투입해 그의 신병을 확보한 뒤 수도 마나과 모처에 구금했다.
경찰은 몇 시간 뒤 발표한 성명에서 "공공질서 확립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며 "주교는 가족과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니카라과 다니엘 오르테가 정부는 자신의 집권에 대해 반대 시위를 벌이는 이들에 대해 2018년께부터 탄압을 본격화했는데, 이 과정에서 가톨릭계는 시위자를 성당에 피신시키거나 정치범 석방을 위해 중재 노력을 했다.
최근에는 오르테가 정부의 권위주의적 행보에 대해 앞장서서 비판의 목소리도 냈다.
정부는 "시위가 가톨릭계 지원을 받아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니카라과 주재 교황청 대사를 돌연 추방한 데 이어 마타갈파 시 가톨릭 라디오 방송국 7곳을 강제로 폐쇄했다.
알바레스 주교에 대해서도 수사 대상으로 삼고 최근 그의 주거지 주변을 2주 넘게 포위하기도 했다.
라프렌사는 가톨릭 매체 크룩스를 인용해 '정부가 알바레스 주교를 국외로 추방할 수도 있다'는 레오폴도 브레네스 니카라과 추기경의 발언도 소개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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