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물가가 급등하면서 독일 가구의 60%는 저축할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독일 저축은행연합인 슈파카세의 헬무트 슐레바이스 회장은 21일(현지시간) 벨트암존탁과의 인터뷰에서 "뚜렷한 물가상승으로 독일 가구의 60%까지가 월별로 처분가능소득 전체 또는 그 이상을 순수한 생계유지에 투입해야 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가구는 단순히 말해 저축 여력이 없게 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슈파카세의 추산대로라면 저축여력이 없는 가구는 독일 전체 4천만 가구 중 2천400만 가구에 달하게 된다.
독일 슈파카세 '자산 바로미터'에 따르면 1년 전만 해도 독일에서 저축 여력이 없는 가구는 전체의 15%에 불과했다. 독일 슈파카세 그룹의 고객은 5천만명에 달한다.
독일 최대 협동조합은행인 폴크스&라이프아이젠방크(BVR)도 고객들의 여력이 축소되는 게 감지된다고 밝혔다.
안드레아스 마르틴 독일 BVR 대표는 "높은 물가상승률이 소비자의 구매력을 빼앗아 저축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한창이었던 2020년에는 소비 기회가 부족해 저축률이 16%까지 상승했지만, 올해는 팬데믹 이전인 11%로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게 772개 지점, 3천만명의 고객을 관리하는 이 은행의 전망이다.
독일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전 대비 7.5% 뛰었다. 에너지 가격이 35.7% 올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식료품은 14.8% 치솟았다.
월 1만2천원짜리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권이나 유류세 인하 등 고물가 대응 정책이 사라지는 오는 9월부터 소비자 물가는 더욱 뛰어오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10월부터는 가스를 쓰는 가구의 경우 가스값 급등에 따른 부담금을 내야 해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