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모들, LA 케이콘에 Z세대 자녀 손잡고 참석
CJ ENM "아이와 부모가 K팝 팬으로 함께 성장"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20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센터에 한국 아이돌그룹 '있지'(ITZY)의 멤버 채령과 유나가 등장하자 함성이 터졌다.
이 무대는 CJ ENM이 한류 축제 케이콘(KCON)을 개최하면서 K팝 팬들과 접촉을 늘리기 위해 마련한 '타임 투 댄스'(Time To Dance)라는 행사였다.
채령과 유나는 히트곡 '워너비'를 통해 큰 인기를 얻은 안무 '어깨춤'을 추는 요령을 선보였고 몸동작 하나하나에 팬들은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행사장에는 K팝 주요 팬층인 Z세대뿐만 아니라 10대 자녀의 손을 잡고 함께 참석한 '부모팬'도 적지 않았다.
중년의 한 백인 남성은 있지 멤버를 향해 손을 흔들면서도 동시에 어깨춤 시범을 놓칠세라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이 남성은 행사가 끝나자 딸과 함께 영상을 확인하며 흐뭇한 '아빠 미소'를 지었다.
케이콘 행사 기간 콘서트 무대에 오른 걸그룹 케플러의 한 멤버에게 손수 준비한 선물을 건네준 아빠 팬도 있었다.
멤버 영은은 21일 인터뷰에서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 아빠 같으신 현지 팬이 제 이름이 쓰인 플래카드를 전달해주셨다"며 "(이 선물 때문에) 굉장히 힘이 됐고 긴장을 풀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케이콘 행사장에는 10대 딸들과 함께 온 엄마 팬들도 많았다.
제니퍼(43) 씨는 "우리 딸 때문에 K팝을 알게 됐고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을 가장 좋아한다"면서 "한국 문화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내년에는 가족 모두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0, 20대 팬들은 K팝과 한국 아이돌이 Z세대 정서와 또래문화를 대변한다고 입을 모았다.
캘리포니아주 라구나비치에서 행사장을 찾은 올리아(22) 씨는 "K팝을 들으면 언어는 다르지만, 정서적으로 공감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케이팝 아이돌은 노래와 춤 모두를 잘하는데 공연부터 패션까지 하나의 선물 세트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있지의 실물 사진을 찍은 뒤 환호성을 지른 남자 대학생 올리버(21) 씨는 "있지는 걸그룹이지만 우리 세대의 밝은 느낌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며 "정말 멋진 행사였고 오랫동안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고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CJ ENM은 케이콘 행사를 거듭할수록 K팝 팬덤의 진화를 실감하게 된다고 했다.
안젤라 킬로렌 CJ ENM 아메리카 대표는 "미국에서 남성 팬이 많이 늘었고, 히스패닉과 흑인 등 인종적 구성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아이와 부모가 K팝 팬으로서 함께 성장하는 등 팬덤이 발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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