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케냐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야권연합 후보가 불복 소송을 제기하면서 정치 갈등에 따른 유혈사태 재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대선에서 패배한 야권연합 후보 라일라 오딩가 측은 이날 법원에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공표한 개표 결과의 무효를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오딩가 후보 측 변호사는 NTV 케냐 방송과 인터뷰에서 법원에 소장을 온라인 접수했으며 원본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케냐 법원 소식통도 오딩가 후보 측의 소송 제기 사실을 확인했다.
케냐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5일 개표 결과 현 부통령인 윌리엄 루토 후보가 50.49%의 득표율로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오딩가 후보 측은 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결과 발표에 이의를 제기했다.
선관위원 7명 전원이 집계된 개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는데도, 위원장이 독단으로 발표했다는 것이 오딩가 후보 측의 주장이다.
선거관리위원 중 4명은 투표 결과 집계 과정에 잘못이 있었음에도 선관위원장이 이를 묵살했다고 폭로했다.
또 이들은 후보 4명의 득표수 합계가 전체 투표수보다 많고, 일부 지역구의 투표수가 계산되지 않았다면서 선관위원장의 발표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오딩가 후보의 선거 불복은 과거 유혈사태 등 후유증을 촉발한 적이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007년 대선 후 오딩가의 선거 결과 불복 당시엔 유혈사태로 1천2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2017년 대선 후에도 오딩가의 불복으로 법원이 선거 무효를 선언하고 재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수십 명이 사망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