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법원 판사 서면 명령에 적시…법무부 비공개 요청은 기각
펠로시 등 여야 지도부 트럼프자택서 압수한 문건 접근권 요청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과 관련, 마지막 쟁점으로 부각된 이른바 '선서 진술서'가 공개를 위해 상당 부분 편집된 상태로 법원에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애미 연방법원의 브루스 라인하트 판사는 22일(현지시간) 서면 명령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 영장 발부의 근거가 되는 선서 진술서가 지나치게 편집돼 이를 공개하는 것이 의미가 없는 상황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라인하트 판사는 서면 명령에서 "편집이 지나치게 광범위해 의미 없는 공개가 될 것이라고 현시점에서 말할 수는 없지만, 정부와 추가적 논의 뒤 궁극적으로 이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라인하트 판사는 전체 선서 진술서를 비공개해야 한다는 법무부의 요청에 대한 기각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유례없는 전직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에 실리는 중요성을 감안할 때 정부는 공개하면 안된다는 충분한 증거를 아직까지 보이고 있지 않다"고 명시했다.
그는 다만 진술서 자체는 신뢰할 수 있다면서 "나는 진술서에 담긴 내용이 신뢰할 수 있다고 믿었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연방수사국(FBI)은 지난 8일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 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택을 압수 수색, 1급 비밀문서를 포함해 11건의 기밀문서를 회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보수 진영의 반발이 이어지자 법무부는 이례적으로 압수수색영장 공개를 법원에 요구했고 법원은 영장 및 압수문서 목록을 공개했다.
다만 당시 선서 진술서는 공개되지 않았고,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 일부 언론에서는 선서 진술서의 원본 공개를 주장해왔다.
선서 진술서는 사법 당국이 접촉한 증인을 포함해 그간 밟아온 수사 상황 및 압수수색 신청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판단 근거 등이 세밀히 기술돼 공개될 경우 추가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법무부는 사안의 민감성 및 향후 수사의 어려움, 증인 보호 등을 이유로 진술서 공개에 난색을 표해 왔지만, 법원은 민감한 정보를 삭제한 편집본 공개를 제안했다.
라인하트 판사는 당시 법무부가 오는 25일까지 편집된 선서진술서를 제출하면 검토해서 자신이 이에 동의하면 이를 공개하거나, 자신이 이에 동의할 수 없다면 정부 측과 비공개로 더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상원 정보위원장인 마크 워너(민주당)와 정보위 공화당 간사인 마르코 루비오 의원 등 미 의회 여야 최고위층으로 구성된 이른바 '8인회(Gang of 8)'가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에서 압수수색한 서류에 대한 접근권한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양당 지도층은 전직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싶어 한다"며 "이른바 8인회는 FBI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방관자로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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