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중증화 위험 확진자만 개인별 상세정보 보고
코로나 감염증 등급을 독감 같은 '5류'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하루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20만명 넘게 나오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의료기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신규확진자의 개별 상세정보 대신 신규확진자 인원만 보고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코로나19를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와 같이 취급해 백신을 유료화하는 방안 등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르면 24일 확진자 수 파악 재검토 방안 등이 담긴 코로나19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 15일 확진자 전수 파악 재검토와 함께 현재 감염증법상 결핵 등과 함께 '2류 상당'으로 분류된 코로나19를 계절성 인플루엔자와 같은 '5류'로 낮춰 취급할 수 있는지를 전문가와 협의하도록 내각에 지시했다.
의료기관은 현재 코로나19가 '2류 상당'으로 분류돼 있어서 모든 코로나19 환자의 이름, 연락처, 증상, 백신 접종 이력 등 상세 정보를 파악해 보건소에 매일 보고해야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 보고를 바탕으로 감염 상황을 파악하고 환자 입원 필요성도 판단한다.
일본 정부는 우선 고령자와 중증화 위험이 있는 신규확진자만 이런 상세 정보를 보고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해당하지 않는 신규확진자는 발생 인원만 보고받아 국가가 지역별 감염 상황을 파악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이렇게 되면 대부분의 병원과 보건소의 신규확진자 보고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후생노동성은 특정 의료기관을 지정해 신규확진자 보고를 받고 감염 상황을 감시하는 정점파악(定点把握)도 살펴보고 있으나 제도 설계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현재 유행 상황이 지나간 뒤 재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또 코로나19의 감염증법상 분류를 계절성 인플루엔자와 같은 '5류'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5류'로 바뀌면 현재 전액 세금으로 부담하는 코로나19 진료·검사 비용도 일부 개인이 부담할 수 있다. 무료인 백신 접종도 유료화될 수 있다.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은 최근 국회에 출석해 코로나19를 5류로 내리는 경우 "긴급하게 필요하지 않다면 (세금으로 부담하는) 특례 임시 백신 접종이 종료하게 된다"며 백신 접종 유료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그는 "(백신 접종 유료화에 대해) 하나의 이론으로 말한 것"이라며 "어떤 이유로 어떻게 판단할지 잘 논의해야 한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와 여당에서도 진료와 백신 접종은 당분간 세금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인 상황이라 당장 백신 접종이 유료화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를 면제하는 방향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은 일본에 입국하거나 귀국할 때 72시간 이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한 뒤 음성 증명서를 받아 제출해야 한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을 대상으로 입국 전 검사를 면제해 주는 단계적 완화 방안을 우선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1일 최대 입국자 수도 2만명에서 더 완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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