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에 박물관·도서관 등 공공시설 운영 중단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60여년 만의 최악 폭염에 중국 쓰촨성에서 만년설과 빙하가 녹고 전선이 자연 발화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에 한 누리꾼이 올린 쓰촨성 '네 처녀산'(四姑娘)의 만년설이 녹고 있다'는 글과 사진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누리꾼은 "해발 5천∼6천m에 위치해 좀처럼 녹지 않았던 네 처녀산 정상의 만년설과 빙하가 올해 계속된 폭염으로 녹아 암석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고 적었다.
그가 올린 사진에는 산 정상 부근 곳곳의 눈이 녹아 험준한 바위가 민낯을 드러냈다.
일부 누리꾼들은 "폭염 영향으로 녹는 지역이 많아진 것이 사실", "만년설인들 이런 폭염에 견뎌낼 수 있겠느냐"는 등 반응을 보였다.
현지 산림당국은 "기후 온난화 영향으로 만년설과 빙하의 녹는 속도가 다소 빨라지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양호한 수준"이라며 "급속하게 녹아내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쓰촨성 다저우에서는 송전선이 자연 발화해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이 목격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전력 공급업체 보수원들이 응급조치에 나섰다고 극목신문이 보도했다.
이날 다저우의 낮 최고기온은 42도를 기록, 폭염 적색경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쓰촨의 한 포도 재배 농민은 웨이보에 바짝 마른 채 나무에 달린 포도 영상을 올린 뒤 "폭염으로 건포도가 됐다"며 "30여만위안(약 6천만원)의 피해를 봤다"고 울상을 지었다.
쓰촨성은 전력난이 심화하자 애초 20일까지였던 모든 생산시설 가동 중단을 25일까지 연장했으며 쓰촨성 성도(省都) 청두는 박물관, 도서관, 미술관 등 모든 공공시설을 폐쇄하고 지하철 자동발매기 운영도 중단했다.
경관 조명, 가로등, 지하철역 조명 사용을 최소화하고, 상업시설들은 조명을 30%만 켜도록 하고, 에어컨 사용은 중단했다.
일부 기업들은 전기 사용을 줄이기 위해 커피값 등을 제공하며 직원들에게 카페 등에서 일하라며 사무실 밖으로 내보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전력 생산의 80%를 수력발전에 의존하는 쓰촨성은 연일 40도를 웃도는 폭염과 극심한 가뭄으로 전력 생산량이 예년 절반 수준을 밑돌고, 전력 사용은 급증하자 지난 15일부터 전력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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