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한 원장 인터뷰…"창의적이고 협업하는 인재 키울 것"
"별도 캠퍼스 세워 2025년 연 1천명 배출 목표"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로고에 그려진 나침반처럼, 크래프톤[259960] 정글은 길이 아닌 방향을 알려줍니다. 스스로 공부하고 팀워크를 발휘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죠."
크래프톤의 공동 창업자이며 이 회사의 소프트웨어(SW) 인재 양성 프로그램 '크래프톤 정글'을 총괄하는 김정한 원장은 23일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글은 소프트웨어 인력 구인난 문제 해결과 청년 고용 창출을 돕기 위한 크래프톤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개발자로 커리어를 쌓으려고 하거나 직종 전환을 희망하는 22세 이상 32세 이하 지원자 60명을 선발해 5개월간 서울대 시흥캠퍼스에서 합숙 교육하는 과정이다. 현재 1기 교육생을 모집 중이다.
김 원장은 "크래프톤이나 게임 업계뿐만 아니라 산업계 곳곳에서 개발자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반면 청년들은 취업이 어렵다고 한다"며 "두 어젠다를 크래프톤만의 방식으로 풀려고 한 것이 정글의 시작 계기"라고 밝혔다.
크래프톤 정글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가 2020년부터 운영하는 비학위 과정 '소프트웨어 사관학교 정글'의 가치를 이어받았다.
실제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KAIST 정글 설립 당시 업무협약을 맺고 현재도 활발하게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게임 업계에 개발자로 20년가량 몸담았던 김 원장이 가장 중요시하는 개발자의 능력은 '문제 해결 능력'이었다.
그는 "서비스 개발·운영에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창의적이고 대담한 접근법이 필요하다. 또 다른 사람과 협업하는 능력도 중요하다"며 이런 가치를 정글에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우선 정글에서의 모든 과제는 팀 과제로 주어진다. 전산학 비전공자는 물론 전공자도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가 대부분이다.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지식을 찾아 공부하고, 협업해야만 풀 수 있다.
특히 5개월 과정 막바지에는 상용화를 염두에 둔 서비스를 만들어 멘토 역할을 하는 협력사 관계자들 앞에서 발표하는 과정이 있다.
김 원장은 "단순한 '졸업작품'이 아니라 고객 입장을 진지하게 고려한 서비스를 만들어야 좋은 소프트웨어가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게임사가 운영하는 과정이지만, 커리큘럼은 개발이나 코딩의 현장 실무에 곧바로 쓰일만한 '잔기술'이나 요즘 뜨는 '신기술'이 아니라, 알고리즘, 자료구조, 웹 서버, 운영체제(OS) 등 전산학의 기본기 위주로 구성돼 있다.
그는 "지속해서 성장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내놓는 개발자가 되려면 무엇보다 기본기가 중요하다. 컴퓨터과학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돼야 나중에 신기술이 나와도 쉽게 배워 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나중에 역량이 좀 더 쌓이면 코스 후반부에 게임에 특화된 커리큘럼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산학 비전공자에게는 다소 어려운 과정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기자가 묻자 김 원장은 "카이스트 정글 사례를 보면 교육생 80%는 전산학 비전공자고, 이공계 전공자가 대다수긴 하지만 상관없는 전공이나 경력을 가진 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개발 경험이 전혀 없는 분들도 정글 수료 후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다양한 배경을 가진 분들이 정글에서 배운 지식을 본업에 접목하면 더 기회가 많아질 거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크래프톤은 정글의 교육생 규모를 점차 키우고, 별도의 캠퍼스도 건립해 2025년에는 반기 500명, 연 1천 명의 SW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김 원장은 "최근 정부에서도 전폭적으로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에 노력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크래프톤만의 방식과 철학으로 IT 산업에 기여할 인재를 육성하려고 한다"며 "개발자를 꿈꾸는 사람은 물론 그렇지 않은 이에게도 '정글'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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