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급격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경제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 민관에서 경기 부진을 시사하는 지표가 잇따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집계한 이달 미국의 제조업·서비스업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5.0으로 지난달(47.7)보다 2.7 내려왔다.
이는 5개월 연속 하락한 것이자 두 달 연속 경기가 수축 국면임을 나타낸 것이다.
특히 미국의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년 5월 이후 27개월 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 관계자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PMI는 관련 분야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로 50.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수축을 구분한다.
이 중 서비스업 PMI는 전달 47.3에서 44.1로 떨어져 하락 폭이 두드러졌고, 제조업 PMI는 52.2에서 51.3으로 내려 최근 2년 새 최저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속에 소비와 투자 모두 둔화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망·물류 차질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여파,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영향 등도 여전한 상황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로이터통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이 경기후퇴에 빠지는 시기에 대해 대다수가 '올해 안'(45%) 또는 '2년 안'(50%)이라고 답했다.
경제 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케일린 버치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상 여파는 향후 6개월간 더 절실히 체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뿐만 아니라 미 백악관도 이날 당초 예상보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내려가고 인플레이션이 심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당초 3월 예산안 제출 당시 올해 경제성장률이 3.8%는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최근 예산안 중간검토안에 따르면 이제 성장률이 1.4%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또 소비자물가지수(CPI) 기준 올해 물가상승률은 3월 예상치 2.9%를 넘어서는 6.6%가 될 것으로 백악관은 보고 있다.
백악관은 또 세수 증가 등으로 올해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기존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겠지만, 내년부터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국채 이자 부담 증가로 적자 증가 속도가 다시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침체 우려는 미국 이외의 국가들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나오고 있다.
S&P 글로벌이 발표한 이달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합성 PMI는 지난달 49.9에서 49.2로 떨어져 18개월 새 최저를 기록했다. 제조업 PMI는 3개월 연속 수축 국면을 나타냈다.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가 20년 새 최저로 떨어진 가운데 EU는 에너지 부족, 식료품 가격 상승 등으로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일본의 공업 성장세는 신규주문 및 생산량 감소로 인해 19개월 새 최저로 하락했으며, 호주 PMI도 50 아래로 떨어졌다고 로이터통신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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