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유엔은 러시아가 장악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지역에 철창이 설치된 증거가 있다며 "재판 과정에서 전쟁 포로를 수용하기 위한 시설임이 명백해보인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 방송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비나 샴다사니 유엔 인권사무소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적대적 행위를 이유로 전쟁포로를 기소하는 행위는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포로재판소는 전쟁포로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앗아간다"며 "국제법은 이런 재판소 설치를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그간 전쟁포로를 부당하게 다루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당국자 등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을 보면 마리우폴의 콘서트홀에 철제 우리를 세우는 공사가 진행되는 모습이 수차례 포착됐다.
BBC는 "이 사진들은 지난 4일간 촬영됐고, 철창이 놓인 장소가 마리우폴 콘서트홀이 맞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마리우폴을 방어하는 와중에 우크라이나인 전쟁포로들을 재판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계획"이라고 해석했다고 BBC는 전했다.
샴다사니 대변인은 "전쟁포로를 재판하는 사이 철창에 가둬놓겠다는 생각임이 분명하다"며 "이런 굴욕감을 주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전쟁포로가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러시아는 유엔이나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전쟁포로 실태를 관찰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고, 이로인해 이들이 자백을 강요받는 과정에서 고문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9일 우크라이나 동부 올레니우카 수용소에서는 포격으로 우크라이나인 53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 책임 공방을 벌였고, 유엔과 ICRC가 경위 조사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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