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서로 '살라미 전술' 구사한다 비난"

입력 2022-08-24 14:28  

"미중, 서로 '살라미 전술' 구사한다 비난"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대만 해협을 둘러싼 갈등 고조를 두고 상대방이 '살라미 전술'을 구사한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문가들을 인용해 24일 전했다.
살라미 전술은 이탈리아식 드라이 소시지 살라미를 얇게 썰듯이 단계적으로 일을 진행하며 목적을 달성하는 방식을 뜻한다. 살라미 소시지는 짜고 향이 강해 아주 조금씩 잘라 먹는다.
SCMP는 "미국과 중국이 한가지에서는 예상 밖으로 의견 일치를 보인다"며 "대만 해협의 정치적, 군사적 상태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양국은 그에 대해 상대방을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하이 군사전문가 니러슝은 "중국 군용기들이 대만 해협 중간선을 넘는 것은 대만의 관리들이 미국 정치인들을 만나는 '외교적 살라미'에 대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또한 대만은 중국 중심 역사관을 경시하는 역사 교과서를 통해 현 상태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뉴노멀(새로운 표준) 대 또 다른 뉴노멀, 살라미 썰기 대 또 다른 살라미 썰기"라며 "한쪽이 다른 쪽의 살라미 썰기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살라미를 써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사 훈련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현상 변화를 심각하게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한다.
반면 중국은 미국이 대만 독립 세력을 부추기고 1979년 양국 간 조약에서 합의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고 맞선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수십년간 양안 간 실질적 경계선이자 완충지역으로 인식되는 대만 해협 중간선을 넘어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달 초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이후 중간선을 수시로 침범하며 이를 무력화하려고 하고 있다.
중국군의 중간선 침범은 군사력 투시를 위함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 통제를 주장하기 위한 목적이다.
스웨덴 국방대 선임 강사 셰린 리는 "대만 주변에 중국군의 주둔을 일상화하는 것은 대만이 중국 관할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며 "대만 입장에서 이게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만의 국방 자원이 제한적이고 국방 체계가 미국에 매우 의존하고 있는데 미국이 유사시 언제, 어떻게 개입할 것인지, 또 미국 동맹들은 개입할 것인지를 사실상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이 현상 유지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이미 대만 해협에서 군사적 균형과 법이 바뀌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만 입장에서는 중국군의 활동이 일상화됐기 때문에 현상이 변했고, 중국 입장에서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92공식'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기 때문에 현상이 변했다"고 지적했다.
1992년 중국과 대만이 이룬 공통인식이라는 의미의 92공식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의 편의대로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92공식에 대해 양안이 하나의 중국에 속하며 통일을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라고 주장하지만, 대만은 양안의 정치적 주장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며 사실상 92공식을 부정하고 있다.
리 강사는 "미국, 중국, 대만이 현상의 의미에 대해 각기 딴소리를 하고 있으며 평화를 위한 건설적인 결론에 도달할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만 해군사관학교 교관 출신 군사전문가 루리시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중간선 침입과 관련해 "과거 우리는 몇분 내에 대응하는 것을 얘기했지만 지금은 초 단위로 측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간선에 대한 합의가 훼손되면서 대만 군과 정부, 시민에 압력이 가해지고 군사적 충돌의 가능성도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