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부담 줄여줘야" vs "인플레이션 더 자극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학자금 대출 부담 경감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자 찬반양론이 격돌하고 있다고 AP 통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조치로 연소득 12만5천 달러(약 1억6천만원) 이하 대출자에 대해 학자금 최대 1만 달러(약 1천300만원)를 탕감해주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중단됐다가 이달 31일 재개되는 학자금 대출 상환을 내년 1월까지 유예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르면 24일 대책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은 바이든 대통령이 세부 내용을 확정해 참모들에게 제시한 것은 아니라고 WP는 전했다.
연방 학자금 대출 1만 달러 탕감 방안이 시행되면 대출자의 약 3분의 1이 잔금을 모두 치를 수 있고, 20%는 전체 대출의 최소 절반을 갚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출 상환 재개가 수개월 유예되면서 4천100만여 명은 당분간 대출금 이자를 내지 않아도 되게 됐다.
하지만 백악관의 발표를 앞두고 미국 사회는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학자금 상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측과 인플레이션을 심화할 수 있는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측으로 양분된 상황이다.
민주당 내 학자금 탕감 옹호론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젊은 미국 학생들의 대출 부담을 경감해주겠다고 한 대선 공약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더 적극적인 학생 지원책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흑인 인권단체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대표 데릭 존슨은 "1만 달러 탕감 조치만으로는 부족하다. 이것으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더 과감한 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40여 년 만에 미국을 덮친 최악의 물가 상승을 우려하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미국 책임연방예산위원회(CRFB)는 1만 달러 부채 탕감 방안에 약 2천300억 달러(약 308조원)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상환 유예 기간을 연장하는 것도 근원 인플레이션을 0.2% 포인트 상승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민주당 내 중도파들도 학자금 탕감에 투입되는 예산이 인플레를 더욱 자극하지 않을까 우려한다.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22일 트위터에 "정부는 터무니없이 관대한 학자금 대출 규제를 제공해 인플레이션에 기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대출금 탕감의 공정성을 지적한다. 이미 대출금을 갚은 학생들은 뭐가 되느냐는 것이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이번 조치가 '부자를 위한 지원금'이라며 대출 탕감에 따른 부담은 저소득 납세자나 학자금 대출을 이미 상환한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 케빈 브레이디 하원의원은 "큰 희생이다. 이제 국민들은 그들의 세금으로 다른 사람의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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