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물가상승률 5.2% 전망…24년만에 최고 수준(종합3보)

입력 2022-08-25 14:56   수정 2022-08-2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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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올해 물가상승률 5.2% 전망…24년만에 최고 수준(종합3보)
6∼7월 6%대 상승률·기대인플레·수요측 압력 등 고려
성장률은 2.7→2.6%…"글로벌 경기 둔화로 하반기 이후 성장세 약화"
내년 물가 3.7%·성장률 2.1%…"2%인 잠재성장률 웃돌면 경기침체·스태그플레이션 아냐"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민선희 김유아 기자 =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5%대 초반까지 크게 올려 잡았다. 동시에 올해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한 눈높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을 고려해 2.6%로 더 낮췄다.
내년의 경우 물가 상승률은 3%대로 떨어지겠지만, 성장률 역시 크게 낮아져 2%를 힘겹게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 한은 "내년초까지 5∼6%대 물가 상승률…정점은 앞당겨질 것"
한은은 25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5.2%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5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4.5%)보다 0.7%포인트(p)나 높고, 한은 소비자물가 연간 전망치로서 1998년(9.0%) 이후 24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망대로 올해 5%대 상승률이 실현되면,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한은이 이처럼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올린 것은 이미 6%를 넘은 소비자물가 상승률(7월 전년동월비 6.3%)과 사상 최고 수준인 4%대 기대인플레이션율, 대면소비를 중심으로 커지는 수요측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 등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하면서, 의결문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낮아질 수 있겠지만, 근원물가(에너지·식료품 제외)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날 금통위 회의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5∼6%대의 높은 소비자 물가 오름세가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 억제와 고물가 고착 방지를 위해서는 지속적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물가 정점의 경우 지난달 예상했던 '3분기 말∼4분기 초'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총재는 "지난 2개월여간 국제 유가가 큰 폭 하락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월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점은 7월 전망보다 당겨질 수 있겠지만,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물가 정점을 지난 후 (흐름이) 안정될 것으로 보는 것은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개인서비스 중심의 수요측 물가 압력도 커지고 있다"며 "특히 민간소비의 경우 2분기 거리두기 해제 이후 상당히 좋은 상황인데, 펜트업 소비(보복·지연 소비)뿐 아니라 소득 여건이 많이 늘어난 점도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도 비슷한 이유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정우 노무라 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공급측 요인에 이어 수요측 요인을 반영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것"이라며 "최근 유가가 빠르게 하락했지만, 연평균 유가는 아직 지난 5월 한은이 예상한 유가 수준인데다 농산물,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강하고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올해 설비투자 -3.8%로 하향…경상수지 흑자 전망도 26%↓, 370억달러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7%에서 2.6%로 낮아졌다. 미국·유럽·중국 등의 경기 하강에 따른 수출 증가세 둔화, 투자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국장은 성장 전망 하향 조정에 대해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에 따른 유럽 성장률 1∼2%포인트 하락 가능성,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 등에 따른 중국 경제 불확실성을 주요 경제 하방 요인으로 반영했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하반기 이후 우리나라의 성장 흐름도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문별로 보면, 우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증가율이 각 -1.5%, -0.5%에서 -3.8%, -1.5%로 크게 낮아졌다.
상품 수출과 수입 증가율도 각 3.2%, 2.9%로 기존 3.3%, 3.4%에서 0.1%포인트, 0.5%포인트씩 하향 조정됐다.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500억달러에서 다시 370억달러로 26%나 감소했다.
다만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3.7%에서 4.0%로 높아졌다. 거리두기 해제 등에 따른 수요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뜻이다.
올해 취업자 수 예상 증가 규모도 58만명에서 74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실업률(3.1%)에는 변화가 없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성장률은 각 3.7%, 2.1%로 예상됐다.
반기별로 나눠보면, 상반기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6%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성장률은 1.7%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하반기 물가 상승률은 2.9%까지 크게 떨어지고, 반대로 성장률은 2.4%로 회복된다는 게 한은의 전망이다.
이 총재는 경기 침체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가능성에 대해 "우리 경제가 전망대로 내년 2.1% 성장하면 잠재성장률을 웃돌기 때문에 경기침체,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볼 수 없다"며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도 선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도 같은 맥락에서 "이번에 올해와 내년 잠재 성장률을 다시 추산했는데, 기존 추정치 2.0%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shk999@yna.co.kr, ssun@yna.co.kr, ku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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