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오늘날 산불이 점점 더 광범위해지고 20년 전보다 거의 두 배에 가까운 나무를 태우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영리 기구인 세계자원연구소(WRI)가 최근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 연구진의 새 연구 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현재의 산불은 2001년과 비교해 연간 300만 헥타르(약 3만㎢) 더 많은 나무 면적을 소실시키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또 산불은 지난 20년간 세계적 삼림 손실의 4분의 1 가량을 차지했다.
올 한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만 몇 차례 산불이 일어나 거의 20만 에이커(약 81만 ㎢)를 태웠고 최소 4명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캘리포니아소방단은 밝혔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요세미티 국립공원 숲을 태울 뻔했고, 캘리포니아주와 오레곤주 접경지에서 일어난 올 최대의 산불로 6만여 에이커(약 24만3천 ㎢)의 삼림이 소실되고 최소 4명이 숨졌다.
유럽에서도 최소 12개국이 대형 산불로 피해를 봤고 60만 헥타르(약 6천 ㎢)를 태웠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포르투갈과 프랑스에서는 올여름 가뭄에 세기적 최고 기온이 겹쳐 산불이 빈발했다.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러시아의 시베리아와 극동 지역 원시림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320만 헥타르(약 3만2천 ㎢)의 숲을 태웠고 여러 도시가 유독성 연기에 뒤덮였다고 모스크바타임스는 전했다.
중국 일부 지역 등 아시아의 다른 곳도 1961년 이후 최악의 폭염 속에 산불이 발생했다.
점점 증가하는 산불의 주요 원인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 숲은 더 건조해져 불에 취약해지고 있다.
건조해진 숲은 불쏘시개와 같아 한 번 불이 나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지며, 광활한 면적에서 일어난 산불은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발산해 지구 기온을 더 높인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WRI는 온실가스 배출을 현저히 줄이지 않는 한 이를 막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인해 전에 없던 북방림 지역에서도 산불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년 동안 산불로 인한 삼림 손실의 약 70%가 이곳에서 발생했다.
메릴랜드대의 이번 연구 보고서를 쓴 알렉산드라 튜카비나 조교수는 "최근 한대와 열대 숲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신호"라면서 기후변화의 영향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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