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보고서…"아시아 주요 국가 하반기 물가상승률, 상반기보다 높아질 듯"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유럽연합(EU)의 천연가스 재고량이 러시아의 더딘 공급 때문에 대폭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경제부 미국유럽경제팀은 28일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린 '러시아의 EU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현황 점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가장 중요한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공급량이 최대치 대비 20% 수준에 그치면 유럽의 올해 12월 천연가스 재고량은 약 659TWh(테라와트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투자 감소 등으로 천연가스 공급 능력이 제약된 탓에 재고량이 예년보다 적었던 지난해 말과 비슷한 수준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EU 국가와 갈등을 겪어왔으며, 지난달 말에는 터빈 고장 등을 이유로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공급량을 최대치 대비 20% 수준으로 축소한 바 있다.
최대 공급량 대비 40%일 경우 유럽의 천연가스 재고는 823TWh, 러시아가 공급을 아예 중단할 경우 497TWh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러시아가 EU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공급 규모는 지난달 기준 일평균 1억3천㎥로, 지난해 일평균(3억7천㎥) 대비 35% 수준까지 줄었다.
EU는 전체 에너지 소비의 약 24%를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으며, 천연가스 사용량의 36%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EU 국가들은 미국 등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늘리고 아제르바이잔으로부터 천연가스 수입량을 늘리는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러시아발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EU에 대한 러시아의 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러시아가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을 지금처럼 설비용량의 20%로 유지하면 연말 재고가 상당히 적었던 지난해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 국가들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아태경제팀은 '아시아 주요국과 글로벌 물가상승률 비교' 보고서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 상반기에는 전 세계 평균보다 낮았지만, 하반기에는 에너지와 식품 가격 상승, 정책 기조 변화 등으로 더 높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분석에 따르면 중국과 일본, 베트남의 올해 1∼6월 전년 동기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7%, 1.3%, 2.5%를 기록, 글로벌 평균(7.7%)을 하회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과 공급망 차질 등으로 중국과 일본 등의 경기가 부진했고, 일부 아세안 국가들이 보조금 정책 등을 통해 국내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보조금 정책의 효과가 떨어져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국의 경우 2.5%, 일본 2.9%, 베트남 5.2%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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