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의 폭염과 전력난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향후 몇 달간 느껴질 수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문가들을 인용해 26일 전했다.
전력난의 직격탄을 맞은 쓰촨성에 24일 밤부터 비가 내리고 기온도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전력난으로 빚어진 농업과 공업 생산 차질의 여파로 인플레이션 우려 등 중국의 경제적 고민이 가중됐다는 설명이다.
당국은 쓰촨성의 폭염이 오는 29일부터 가실 것이며 중국 남부 대부분 지역에서도 다음 주 중반부터 폭염이 물러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번 위기는 제로 코로나 정책과 부동산 침체, 늘어만 가는 외부 도전 등으로 이미 흔들리고 있는 중국 경제에 또 다른 충격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전력 제한 공급이 쓰촨성을 넘어 다른 제조 허브인 저장성과 장쑤성 등에도 미치며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한 상황에서 이러한 우려는 현실로 다가온다는 지적이다.
쓰촨, 저장, 장쑤는 이달 초 리커창 총리가 중국 경제를 침체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라고 기대한 가장 부유한 6개 지역에 속한다.
외르그 부트케 주중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회장은 "양쯔강의 수위는 통상 여름에 가장 높고 이후 이듬해 봄까지는 계속 내려가기 때문에 다가오는 주들에 가끔 내릴 비는 이번 가뭄으로 초래된 강수량 부족을 해소하기에 부족하다"며 "이는 경제적 영향이 몇달간 느껴질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또한 이미 최근 몇년간 코로나 통제부터 여행 제한, 부동산과 기술기업에 대한 단속, 내향적 정책, 지정학적 긴장과 글로벌 침체 위험 등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경제와 기업 활동에 또 한 겹의 불확실성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창장(양쯔강) 유역 이외 지역은 아직 전력난의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해당 지역 공장들에도 불확실성은 남아있다.
광둥성 포산에서 특수제철공장의 부총책임자로 일하는 송광인 씨는 해당 공장이 전력 제한 공급 가능성에 대비해 주간 작업만 하던 것을 야간과 주간 교대 작업으로 근무 시간을 전환했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전력 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계속된다면 중국 시장의 전망이 불확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 제한 공급 조치는 중국 최대 규모의 쓰촨성·충칭 광역시의 전기차용 리튬배터리와 태양광 패널 생산 공장을 직격했다.
매커리 그룹의 래리 후 중국 경제 분석가는 "쓰촨성은 중국 리튬의 약 20%, 알루미늄의 5%, 폴리실리콘의 13%를 생산한다"며 "그렇기에 계속되는 전력 배급은 공급망에 일시적 지장을 초래할 수 있고 이후 전기차 배터리와 같은 전자제품의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면서 "전력난이 일부 분야의 생산을 제한하긴 했지만 중국 당국이 지난해 부동산과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분야에 대한 규제를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가 심각하게 꺾였기에 공급보다는 수요가 경제를 제약하는 핵심 요소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노무라 증권의 루팅 분석가는 폭염과 전력 제한 공급이 3분기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며 지난주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2.8%로 낮췄다.
내티시스 아시아퍼시픽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앨리샤 가르시아-헤레로는 현재의 폭염이 농업, 자동차, 화학과 반도체 분야에 단기적인 압력만 가하고 기온이 떨어지면서 상황이 개선된다 해도 더 많은 위험이 남아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누구도 날씨를 통제할 수 없다. 갑작스러운 수력발전 충격은 기후 위기와 중기적으로 중국의 성장 모델에 추가적 제약을 분명하게 지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 부족은 가을 곡식 수확을 위협할 수 있으며 식량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의 자료에 따르면 가을걷이는 중국의 연간 곡식 생산량의 약 75%를 차지한다.
브릭 농업그룹의 린궈파 분석가는 "돼지고기 가격이 계속 오르고 농산물 가격도 높다"며 하반기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게 유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신선 채소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2.9% 오르며 중국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24%포인트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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