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잠수함 대만 항구 주변 배치하고 군용기·미사일 동원"
"중국의 제한된 봉쇄도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무역항로 위협"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이 대만을 굴복시키기 위해 전면전 대신 전면 봉쇄 전략을 택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대만의 타이완뉴스는 27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를 인용해 중국이 대만에 대한 전면전 대신 군함과 잠수함, 군용기, 미사일 등을 동원해 대만 항구와 영공에 대한 전면 봉쇄에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NYT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중국이 군함과 잠수함을 대만의 각 항구 주변에 배치함으로써 선박의 대만항구 입출항을 봉쇄하려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또 미국을 비롯한 대만 동맹국들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군용기와 미사일을 동원하는 전략을 택할 수 있다고 NYT는 내다봤다.
신문은 중국이 대만에 대한 전면 봉쇄에 나설 경우 지대공미사일로 적국의 군용기를 격추하려 할 것이며, 심지어 미군의 괌기지나 주일미군 기지에서 발진하는 군용기를 대상으로 공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전면 봉쇄전략을 선택할 경우 대만 국민과 세계인들 사이에 불안감을 조성하기 위해 선전전, 거짓 정보 유포, 사이버전 등의 방법도 동원할 것으로 NYT는 전망했다.
NYT는 "심지어 제한된 봉쇄라도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무역 항로를 위협할 수 있다"면서 중국이 대만에 대한 봉쇄 전략을 택할 경우 대만 경제와 세계 경제의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대만은 에너지와 식량의 해외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중국의 봉쇄 전략은 대만 경제에 파국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은 2016년 5월 민진당 소속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의 공식적인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한 강도 높은 군사·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8월 2∼3일)을 계기로 대만섬을 포위하는 대규모 실사격 훈련을 하면서 대만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대만에 대한 군사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군용기는 연일 대만해협 중간선과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하고 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4년 12월 미국과 대만 간 상호방위조약 체결 후 1955년 미국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비공식 경계선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군용기의 대만해협 중간선과 대만의 ADIZ 침범을 '뉴노멀(새로운 표준)'을 만들려는 전술로 보고 있다.
대만 국방안전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NYT에 "나는 그들(중국)이 대만을 포위하고 외국의 개입에 맞서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으로부터 군사적 위협이 커지자 대만도 국방비를 대폭 증액하기로 하고 대응훈련에 나서는 등 방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지난 25일 내년도 국방예산을 올해보다 13.9%(716억 대만달러) 늘어난 5천863억 대만달러로 증액하는 것을 골자로 한 2023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대만의 내년도 국방예산 가운데는 1천83억 대만달러 규모의 전투기 관련 예상도 포함됐다.
특히 대만은 국방예산 증액을 통해 자국산 함정과 미사일 생산을 늘릴 방침이다.
앞서 대만 국가중산과학기술원은 지난 13일 연간 미사일 생산량을 500기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만 국방부는 내년도에 도서 지역에 무인기(드론) 방어 원격 통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최근 발표한 바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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