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대통령 "시기상 부적절…행사 반대 극우세력 위협도 고려"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보수적인 발칸반도 국가 세르비아에서 동성애자 총리가 유임됐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아나 브르나비치 현 총리를 유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7년 총리직에 선출된 브르나비치는 세르비아의 첫 여성 총리이자 커밍 아웃한 동성애자다.
특히 세르비아가 국민 대다수가 보수적인 동방정교회 신자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그가 2020년 재임명을 거쳐 이번에 유임되면 3번 연속 총리직을 수행하게 된다고 외신은 전했다.
한편, 부치치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내달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범유럽 성소수자 축제인 '유로프라이드'는 취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야기된 겨울철 에너지 위기 등 더 시급한 계획에 집중해야 한다며 "시기상 (축제 개최가)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행사에 반대하는 극우세력의 위협과 충돌 우려도 취소 이유로 들었다
1992년부터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유로프라이드는 성소수자 권리 신장을 위해 유럽 도시를 순회하며 열리는 행사다.
세르비아는 국민 대다수가 동방정교회 신자인 발칸의 보수 국가로 꼽히지만, 과거에도 자체적으로 동성애자 퍼레이드가 열리곤 했다.
유로프라이드가 예정대로 베오그라드에서 열렸다면 남동부 유럽에서는 첫 행사로 기록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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