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출입국 서류 도입 철회…세르비아, 기존 출입국 서류 폐지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발칸반도의 '앙숙'인 세르비아와 코소보가 최근 양국 간 차량 번호판 및 신분증 인정 여부와 관련해 고조된 긴장 국면을 수습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2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EU의 중재 하에 양국이 합의에 도달했다"며 "세르비아는 코소보 신분증 보유자에게 출입국 서류를 폐지하고, 코소보는 세르비아 신분증 보유자에게 출입국 서류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코소보인과 세르비아인은 다른 나라 국민과 마찬가지로 각국의 신분증을 이용해 양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됐다"며 "EU는 알빈 쿠르티 코소보 총리로부터 이에 대한 보증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지난달 코소보가 세르비아 신분증과 차량 번호판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뒤 갈등을 겪었다.
코소보는 자국 내 세르비아계 주민들에게 차량 번호판을 코소보 번호판으로 바꾸라고 요구했다. 세르비아는 이전부터 코소보의 서류를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코소보의 방침 변경 이후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트럭으로 도로를 봉쇄하고 코소보 경찰을 향해 총을 쏘는 등 소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코소보는 제도 시행을 한 달간 유예하고 EU의 중재로 양국이 협상을 벌여왔다.
코소보는 1990년대 말 유고 연방이 해체될 때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하려다 1만3천여 명이 숨지는 참혹한 전쟁을 겪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개입으로 1999년 전쟁이 종식되고서 코소보는 2008년 유엔과 미국·서유럽 등의 승인 아래 독립을 선포했다.
하지만 세르비아와 그 우방인 러시아·중국 등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여전히 코소보를 세르비아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면서 긴장·갈등 관계가 이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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