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러시아, 북한에 SLBM 핵심 부품 등 제공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와 밀착하면서 국제사회의 제재를 우회할 기회를 잡았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북한은 올해 3월 유엔총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규탄 결의안이 141개국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을 때 반대표를 던진 5개국 중 하나다.
지난달에는 우크라이나 내 친러 분리주의 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을 독립국으로 인정하고, 지역 재건 사업에 북한 노동자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재건 사업 참여는 2017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응해 북한 해외 노동자를 2019년까지 모두 송환하게 한 유엔 대북제재를 우회함으로써 김정은 정권에 매우 필요한 해외수입원이 될 수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해당 지역에 대한 북한 노동자 투입이 대북제재 위반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DPR와 LPR이 유엔 미가입 상태여서 국제제재의 대상이 아닌 독립지역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펼칠 개연성이 크다고 WSJ은 전했다.
러시아가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이용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를 사실상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보 분야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핵심 부품이나 기술을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달 모스크바 국제안보회의에서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동맹국들에 첨단 무기와 군사장비를 제공해 군과 여타 안보 체계를 지속해서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실장은 "북한으로선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은 제재 회피와 민감한 첨단기술 교류 협력의 문이 더욱 크게 열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티옴 루킨 러시아 극동연방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는 "평양은 모스크바 편을 들어서 잃을 것이 없고, 북핵 협상이 교착 상태인 까닭에 워싱턴을 화나게 해도 역시 잃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은 3년 가까이 비핵화를 위한 공식협상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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