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7일 보스토크-2022 훈련…러·中 군사 협력 강화
"아시아 지역 군사 상황 등 변화에 공동대응 준비됐다는 신호"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러시아가 주최하는 단일 훈련에 중국이 처음으로 육·해·공군 병력을 동시에 파견하는 '보스토크(동방)-2022' 훈련에 국제사회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이번 훈련은 9월 1일부터 일주일간 러시아 극동에 속하는 동부 군관구 지역 7곳에서 전개된다.
이번 훈련에는 모두 13개국이 참여한다. 중국 외에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인도, 시리아 등도 참여한다.
훈련 참가 병력은 5만명 이상이며 항공기 140대와 군함 60척 등도 동원한다.
중국 인민해방군 육군과 공군 병력은 이미 예정된 훈련지역에 도착했으며, 해군 병력은 러시아 군함과 해상에서 집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는 이번 훈련에 처음으로 중국의 육·해·공군 병력이 동시에 참여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 현지에서도 근래 들어 한층 심화한 중·러 군사적 협력과 그 배경을 전하는 뉴스가 나온다.
러시아 국영방송 러시아투데이(RT)에 따르면 최근 들어 러시아와 중국은 연합훈련 등을 포함해 군사 협력을 눈에 띄게 강화하고 있다.
2016년과 2017년 러시아와 연합 해상훈련을 벌였던 중국은 2018년 러시아 극동지역 육상과 태평양 인근 해상에서 열린 보스토크-2018 훈련에도 참여했다.
당시 중국 인민해방군 기계화 소총 여단이 러시아와 함께 한 연합훈련에 처음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듬해 중국은 러시아 서남부 지역 오렌부르크에서 진행한 '첸트르(중앙)-2019' 전략 지휘 본부 훈련에도 1천600명의 병력과 300개 이상의 군사 장비를 보냈다.
중국은 2020년 러시아 남부 지역 캅카스 지역에서 열린 군사훈련에도 참가했다.
올해 들어서는 중국과 러시아 군함이 같은 날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인근 해상에 접근하거나 연합훈련 중이던 양국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대거 진입한 바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양국의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군사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심화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제3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다.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은 지난 8월 모스크바 국제안보회의 화상 연설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두 강대국의 협력을 보여주는 모범 사례라고 언급하며 "양국의 전략적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러시아 현지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맥락에서 살펴볼 때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적 협력 확대는 국제사회의 불안정한 군사·정치 상황 속에서 자국 안보를 지키려는 양측의 이익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 등 서방 동맹체제에 대응해 전략적 균형을 추구하려는 의도 역시 포함돼 있다고 평가했다.
알렉산드르 루킨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중국·현대 아시아 연구소 소장은 "러시아에서의 군사훈련에 중국의 참여가 강화되고 참여 인원·장비도 늘고 있다"며 "이러한 모습은 양국에 적대적인 정책을 추구하는 미국의 움직임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와 중국의 연합훈련은 양국이 아시아 지역 군사·정치 상황 변화에 공동 대응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서방에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예조프 러시아국제문제 위원회 전문가는 "미국 등은 러시아와 중국이 국제사회의 불안정을 확대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군사훈련의 목적은 러시아와 중국 국경을 수호하고 양국의 안보를 담보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su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