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미신고 장소 핵물질 조사 철회 없이 핵합의 불가"

입력 2022-08-29 20:59  

이란 대통령 "미신고 장소 핵물질 조사 철회 없이 핵합의 불가"
취임 후 첫 내외신 기자회견…"제재 해제·무력화 동시 노력"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대통령이 자국 내 미신고 장소에서 검출된 핵물질과 관련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가 철회돼야 핵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취임 1년여 만에 처음으로 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IAEA 문제를 풀지 않고서 핵합의를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신고 지역 핵물질 문제는 IAEA와 이란의 주요 현안이었다.
IAEA는 여러 차례 보고서를 통해 이란의 미신고 장소에서 핵물질이 발견됐으며, 이에 대한 해명을 이란에 요구해왔다.
문제의 지역은 투르쿠자바드, 마리반, 바라민으로 알려졌으며, 이곳은 과거 이스라엘이 이란의 비밀 핵 활동 장소로 지목한 곳이기도 하다.
서방과 IAEA는 이란이 2003년까지 조직적 핵무기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란은 핵무기 개발을 줄곧 부인해왔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은 오랫동안 이란이 핵기술을 획득하는 것에 반대해왔다"면서 "그들은 평화적인 핵 프로그램을 운영할 우리의 권리를 막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란은 미신고 지역에서 핵물질이 나온 것은 반체제 세력과 이스라엘의 조작이며, IAEA가 정치적 목적으로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한다고 주장한다.
앞서 IAEA는 지난 6월 이란이 미신고 장소 3곳의 핵물질 검출과 관련해 신뢰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며 이를 규탄하는 이사회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IAEA 이사회 결의안이 채택되자 이란은 자국 내 주요 핵시설에 설치된 IAEA 감시 카메라 운영을 중단했다.
이날 내외신 기자들 앞에서 이란 대통령은 "만약 시온주의 정권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파괴하려는 어떤 행동을 한다면 모든 것을 잃게 해줄 것"이라며 이스라엘을 위협했다.
이란은 자국 핵시설을 이스라엘이 공격한다고 주장한다. 이스라엘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연기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협상에 반대해왔다.
작년 6월에는 테헤란 인근 원자력청 건물이 사보타주 공격을 받았고, 4월에는 나탄즈 핵시설이 사이버 공격을 받아 전력망이 파손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라이시 대통령은 "그와 만나더라도 이란에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에 만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라이시 대통령은 미국의 '최대 압박' 정책에 맞서 제재 해제와 무력화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빈 회담을 통한 제재 철폐와 함께 수석 부통령실 소속의 '제재 무력화 본부'를 설치했다"며 "이미 많은 미국의 제재가 무용지물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란 핵합의는 미국과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독일 등 6개국이 2015년 이란과 체결한 합의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 노력을 중단하는 대가로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란은 이에 맞서 IAEA 사찰을 제한하고 우라늄 농축 농도를 높여왔다.
최근 이란과 미국은 핵협상과 관련한 유럽연합(EU)의 최종 중재안에 대한 의견을 서로 주고받았다.

logo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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