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언론 "실질위협 안돼"…전문가 "對中강경파 입지강화 회피 의도"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해군의 미사일 순양함 2척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처음으로 대만해협을 항해한 가운데 이에 대한 중국의 대응 수위가 이전보다 약화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미국 언론에서 나왔다.
중국이 이른바 내해(內海)라고 주장하는 해협에 미군 군함이 이동했으나 표면적인 반응 수위는 이달 초 펠로시 의장의 방문 이후 쏟아낸 고강도의 도발적 발언과 비교하면 다소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콜린 코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학 대학원 연구원은 29일(현지시간) 미 해군의 대만 해협 항해에 대해 "한 척도 아닌 두 척의 배를 보낸 것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중국의 군사훈련뿐 아니라 해로의 법적 지위를 바꾸려는 중국의 시도에 대한 더 강한 항의"라고 말했다.
이어 "미군이 대만 해협에 두 척의 군함을 보낸 것은 최소 40년만의 처음"이라고 말한 뒤 중국의 반응이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온건해졌다고 평가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가령 친강 주미 중국 대사는 이달 초 미군의 해당 해역 항해에 대해 "대만 독립 분리주의 세력을 대담하게 만들고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중단을 요구한 뒤 "중국은 중국의 영토와 주권을 침해하는 어떤 움직임에도 대응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강하게 반응했다.
그러나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 전구는 이번에는 "모든 부대가 고도의 경계태세를 유지하며 언제든 어떤 도발도 좌절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는 반응을 내놨고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의 글로벌타임스도 "중국 안보에 실질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고 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중국 반응의 변화 이유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로 미중간 주요 군사 통신 채널이 중단됐으며 이는 미중간 오해 가능성을 증대시키고 있다"면서 "잠재적으로 충돌을 확대할 수 있는 긴장을 더 고조시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칼 슈터 전 태평양 사령부 합동 정보센터 작전 국장은 "중국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나 대중국 강경파들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행동을 피하려고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상·하원에서 대만을 더 강력하게 지지하고 중국의 대미 투자나 영향력을 제한하기 위한 법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당 해역은 국제법상 공해이기 때문에 분쟁의 대상이 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7함대는 지난 28일 순양함 2척이 국제법에 따른 공해상의 항행 자유가 적용되는 대만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응해 중국은 J-11 전투기 등 군용기 7대를 대만해협 중간선 너머로 보내고, Y-8 대잠초계기 등 군용기 3대를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키는 무력 시위 등으로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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