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최근 증시 랠리, 시장이 연준 의지 오해한 것"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 회의에서 강력한 통화긴축 기조 지속을 선언해 세계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연준이 다음 달부터 양적긴축(QT) 규모도 최대로 늘리기로 했다.
연준이 기준금리 대폭 인상을 계속하는 가운데 시중 유동성 축소까지 최고 속도로 진행하기로 하면서 통화긴축 강도가 한층 높아지게 됐다.
29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다음 달부터 매달 국채 600억달러와 주택저당증권(MBS) 350억달러 등 950억달러(약 128조원)의 보유 자산을 만기가 도래하면 상환하고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줄일 방침이다.
연준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국채와 MBS 매입을 통해 보유 자산을 약 9조달러(약 1경2천조원)로 늘리고 시중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후 연준은 지난 6월 월 475억달러(약 64조원) 규모로 양적긴축을 시작하면서 긴축 규모를 점차 키워 9월에 최대치인 월 950억달러까지 늘리기로 한 바 있다.
연준은 이를 위해 해당 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 장기채가 목표치인 600억달러에 못 미치는 경우 총 3천260억달러(약 439조9천억원) 규모의 단기 국채 중 부족분만큼을 추가 상환할 계획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내달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 장기채는 436억달러(약 58조8천억원) 규모여서 164억달러(약 22조원) 상당 단기 국채를 추가 상환하게 된다.
앞서 파월 의장이 지난 26일 잭슨홀 회의에서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고 자신할 때까지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겠다고 강조,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을 기대했던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가운데 연준은 양적긴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파월 의장의 발언 당일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3.03%)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3.37%), 나스닥 지수(-3.94%)가 일제히 3% 이상 급락했고, 그 다음 거래일인 29일에도 3대 지수가 모두 내려갔다.
이와 관련해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증시 급락에 대해 "파월 의장의 연설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는 방식을 보고 사실 기뻤다"고 말했다.
연준이 그동안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2%로 되돌리겠다는 목표를 여러 차례 밝혔음에도 시장이 간과해왔는데, 이제 연준이 물가 잡기에 얼마나 진지한지 이해했다는 것이다.
당초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에서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입장을 선회한 카시카리 총재는 S&P 500지수가 6월 저점에서 8월 중순까지 17%가량 오르는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반등)를 펼친 데 대해 연준의 의도와 시장 해석 간의 괴리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직전(7월) FOMC 회의 이후 증시 랠리에 대해 분명 신이 나지 않았다"면서 "시장이 (연준의 의지를) 오해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1970년대 연준의 정책 착오와 관련해 "가장 큰 실책 중 하나는 인플레이션이 내려가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라면서 "경제가 약해지는 상황에서 연준이 물러서자 인플레이션이 다시 타올랐다. 우리는 그런 실수를 반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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