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자도 없는데…30만 中 도시 사흘간 전면 '봉쇄훈련'

입력 2022-08-30 10:54   수정 2022-08-30 18:05

감염자도 없는데…30만 中 도시 사흘간 전면 '봉쇄훈련'
시진핑 대관식 앞두고 일선 관리들 방역에 '올인'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는데도 훈련이라는 명분으로 도시를 사흘간 봉쇄하는 일이 벌어졌다.
중국 지도부가 경제 안정과 방역이라는 두 가지 다른 방향의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경직된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시대를 선언할 올가을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둔 일선 관리들은 방역을 훨씬 더 중시하는 모습이다.
최근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 중국 인터넷에서는 허난성의 몐츠현의 '훈련 봉쇄'가 화제가 됐다.
인구 30만명의 몐츠현은 지난 28일부터 주민들의 외출을 막고 버스, 택시, 자가용 등 차량 운행을 금지하는 '봉쇄 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 훈련은 30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몐츠현은 이번 봉쇄 훈련 계획을 알리는 공고에서 "우리 현의 코로나19 대응 능력을 점검하고 주민들의 방역 소질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사흘간의 전 지역 봉쇄 훈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간 중국에서는 간혹 관내에서 단 한 명의 코로나19 감염자만 발견돼도 전 도시를 봉쇄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코로나19 감염자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는데도 '훈련'이라는 명분으로 일정 기간 해당 지역을 전면 봉쇄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봉쇄 훈련을 앞두고 몐츠현은 7일간 전 주민 코로나19 검사를 벌였는데 감염자는 단 한 명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처럼 극단적인 방역 조처는 중국에서 매우 중대한 당 대회를 앞둔 민감한 시점에서 각 지방 책임자들이 '제로 코로나' 유지에 큰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상하이 봉쇄 사태로 중국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은 가운데 중국 당국은 공공 인프라 시설 투자 확대에 나서는 한편 미국의 긴축 기조를 거슬러 금리를 인하하는 등의 경기 안정화를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사회에서 단 한 명의 코로나19 감염자도 용납하지 않는 극단적 수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중국 경제 회복에 계속 큰 부담을 주고 있다.
2020년 우한 사태 이후 2년 이상 이어진 '제로 코로나' 정책에 익숙해진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극단화하는 자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염증을 드러내는 경우도 부쩍 잦아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웨이보에서 "코로나19가 생기지도 않았는데 곤란을 자처하는데 도대체 이런 권리를 누가 부여했단 말인가"라며 "전 주민의 수입을 당신들 지도자들이 자비를 털어 보상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은 "불필요하면 숨도 쉬지 말고, 불필요하면 살아가지를 말라"'불필요한 외출을 삼가라'는 봉쇄 지침을 비꼬기도 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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