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 예산안 통해 재정 적자 감축도 추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국가 부도가 발생한 스리랑카가 국영 스리랑카항공의 적자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자회사의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30일(현지시간) 이코노미넥스트 등 스리랑카 매체에 따르면 니말 시리팔라 데 실바 스리랑카 항구·해운·항공부 장관은 전날 "스리랑카항공의 음식 공급사, 지상 조업사 등 자회사 두 곳의 지분 49%를 팔기로 했다"고 말했다.
스리랑카항공은 2020-2021 회계연도(4월부터 시작)에만 450억루피(약 1천690억원)의 손실이 났으며 최근까지 누적 손실액은 3천720억루피(약 1조4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실바 장관은 "정부는 국영 항공사를 유지하기에 금융 유동성이 부족하다"며 이번 매각을 통해 스리랑카항공의 부채를 갚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음식공급사의 경우 약간의 수익이 나고 있다"며 "만약 투자자가 지분을 더 원한다면 더 제공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 24일부터 샴푸 등 비필수 소비재 300여개에 대해 한시적인 수입 중단 조치를 내렸다.
역시 한 푼의 외화라도 아끼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스리랑카는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대외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지나친 감세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했다.
지난 5월 18일부터 공식적인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로 접어들었고 기름 등 생필품 부족, 순환 정전 등 민생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와중에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반정부 시위대에 쫓겨 해외로 도피한 후 사임했고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가 국회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위크레메싱게 신임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지원 협상을 벌이며 인도, 중국, 세계은행(WB) 등으로부터 긴급 자금을 끌어오고 있다.
스리랑카의 총 대외부채 규모는 510억달러(약 68조7천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280억달러(약 37조7천억원)는 2027년까지 갚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리랑카는 IMF로부터 20∼30억달러(약 2조7천억∼4조원)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을 바라는 상황이다.
스리랑카 정부는 IMF와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국방비 등의 예산을 대폭 삭감한 잠정 예산안도 마련한 상태다.
정부는 이날 공개될 예산안을 통해 국내총생산(GDP)의 12% 수준인 재정 적자 규모도 9.9%로 낮출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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