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그린존서 시위대 철수…통행금지령도 해제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라크 반외세 정파 지도자의 정계 은퇴 선언으로 촉발된 유혈사태가 진정되는 모양새다.
국영 INA 통신은 30일(현지시간) 바그다드 그린존에서 시위대가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이라크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이슬람 시아파 정치인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정계 은퇴를 선언하면서 정치 세력 간 무력 충돌이 빚어졌다.
의회를 점거한 알사드르 추종자들은 경찰과 충돌 끝에 정부 청사까지 장악했다.
알사드르와 경쟁 관계인 친이란 정파 지지자들은 점거 시위대와 총격전을 벌이기도 했다.
시위 진압을 위해 정부 보안군이 투입되면서 폭력 수위가 계속 높아졌다.
유혈사태는 30일 알사드르가 국영방송을 통해 폭력 행위를 중단하고 촉구한 뒤 잦아들었다.
알사드르는 "이번 사태로 인해 피해를 본 이라크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 "1시간 이내에 모든 시위를 멈추라"라고 지지자들에게 명령했다.
현지 보건 당국은 밤새 이어진 충돌로 23명이 사망하고 380여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이라크 전역에 내려진 통행금지령은 이날 해제됐다.
이라크는 지난해 10월 총선을 치렀으나, 내각 구성 문제를 놓고 알사이룬 정파와 친이란 정파 사이 갈등이 10개월 넘게 이어졌다.
알사이룬 정파는 총선에서 73석을 확보해 다수당이 됐으나, 내각 구성에 실패했다.
친이란 정파 연합체인 '조직의 틀'(Coordination Framework)은 부정 선거를 주장하면서 알사이룬 정파의 내각 구성에 반대해 왔다.
지난 6월에는 알사이룬 정파 소속 의원 73명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알사이룬 정파 지지자들은 의회를 점거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알사드르는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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