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러시아 극동 에너지 개발 사업인 '사할린-2'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일본 기업이 최근 설립된 새 운영법인 지분 인수를 허가받았다고 30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가 서명한 법령을 통해 사할린-2 프로젝트 새 운영사인 '사할린 에너지'가 전체 지분 가운데 12.5%를 일본 미쓰이물산에 이전하도록 허가했다.
이는 미쓰이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옛 프로젝트 운영법인 지분과 동일하다.
러시아 정부는 또 사할린 에너지가 지분 이전을 위해 필요한 모든 준비를 하도록 지시했다.
사할린-2 프로젝트 이전 운영사의 지분 10%를 보유 중인 또 다른 일본기업 미쓰비시상사 역시 새 운영법인 지분 인수 의사를 밝힌 상태이나 아직 러시아 정부의 승인 여부는 밝혀진 바 없다.
앞서 지난 6월 3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기존 사할린-2 프로젝트 운영자의 모든 권리와 자산 등을 인수할 새 러시아 법인을 만들기 위한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기존 외국인 투자자들은 새 법인 설립 뒤 한 달 이내에 지분 인수를 요청하고 러시아 정부가 가능 여부를 승인하도록 했다.
이를 두고 러시아 정부가 서방 제재 대응 차원에서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외국 기업들에 불이익을 주려는 조치라는 분석이 나왔다.
법령에 따라 지난 5일 사할린주 주도(州都)인 유즈노사할린스크에 설립된 사할린 에너지는 보름 뒤인 19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새 법인 전체 지분 가운데 '50%+1주'는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갖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기존 사할린-2 투자자들인 영국 석유기업 셸(27.5%), 일본 미쓰이물산, 미쓰비시상사 등이 인수를 요청하기 전까지 새 법인이 보유하도록 했다.
외국 투자자들 가운데 셸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사태 후 프로젝트 철수 의사를 밝혔으며, 중국·인도 기업 등과 보유 지분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정부는 외국 투자자들이 인수를 요청하지 않은 새 법인 지분은 자체 평가 후 러시아 기업에 매각할 계획이다.
반면 에너지 부족국인 일본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 제재 동참에도 불구하고 사할린-2 사업에 계속 참여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지난해 기준으로 일본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의 8.8%를 러시아에 의존했으며 대부분은 사할린-2 프로젝트 생산분이었다.
사할린-2에서 생산하는 LNG의 약 60%는 일본으로 수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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