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4년 만에 5개월 연속 적자…수출 증가율 6.6%로 한 자릿수에 그쳐
에너지 수입액 91.8% 급증…중국 수출은 5.4% 감소
반도체 수출 26개월 만에 감소…이차전지는 역대 1위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우리나라 무역적자가 8월에 100억달러에 육박하면서 6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은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친 반면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 하면서 수입이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무역적자는 지난 4월부터 5개월째 이어졌는데 이는 14년여 만에 처음이다.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는 26개월 만에 수출이 감소한 반면 이차전지는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8월 수출입 통계를 발표했다.
지난달 수출은 566억7천만달러로 지난해 동월보다 6.6% 늘었고, 수입은 661억5천만 달러로 28.2% 증가했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94억7천만달러(약 12조7천억원)의 적자를 보였다.
이는 무역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6년 만에 최대치다. 기존의 최대 기록인 올해 1월(-49억500만 달러)보다도 93.1% 많은 것이다.
월 기준 무역적자가 40억 달러가 넘은 것도 올해 1월과 7월(-48억500만 달러),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월(-40억4천300만 달러) 세 번뿐이었다.
또 무역수지는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는데 5개월 연속 적자는 2007년 12월∼2008년 4월 이후 14년여만이다.
수출은 기존 8월 최고 실적인 지난해 8월(533억 달러) 대비 30억 달러 이상 웃돌아 8월 기준 역대 1위를 보였다. 동월 역대 1위 기록은 1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22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이는 역대 세 번째로 긴 기간이다.
품목별로는 15대 주요 품목 중 석유제품 등 6대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석유제품·자동차·철강·이차전지 수출은 역대 8월 중 1위를 기록했다. 그중에서도 이차전지 수출액은 역대 1위다.
석유제품 수출은 113.6% 늘었고 자동차는 35.9%, 이차전지는 35.7% 각각 증가했다.
철강은 20개월 연속, 석유제품은 18개월 연속 늘었다.
반면 반도체 수출은 글로벌 수요 약화와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7.8% 줄어 26개월 만에 감소했다.
선박(-25.8%)과 무선통신(-20.7%), 석유화학(-11.7%), 디스플레이(-5.7%) 등도 줄었다.
수출 지역별로 보면 9대 주요 지역 중 인도·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미국·유럽연합(EU) 등 6곳은 증가했다. 수출 증가율은 인도 27.1%, 아세안 21.7%, 미국 13.7%, EU 7.3% 등이다.
이에 반해 대(對)중국 수출은 중국의 성장세 회복 지연 등의 영향으로 5.4% 줄었다. 독립국가연합(CIS)과 중남미는 10.6%, 4.1% 각각 감소했다.
수입은 대규모 에너지 수입 등의 영향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수입액은 지난 3월 이후 6개월 연속 600억달러를 웃돌고 있다.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이 185억2천만달러로 지난해 동월보다 91.8%(88억6천만달러) 급증했다.
원유가 105억5천만달러로 44.7% 늘었고 가스와 석탄은 27.1%, 16.8% 각각 증가했다.
산업생산을 위한 핵심 중간재인 반도체(26.1%)와 수산화리튬, 니켈-코발트 수산화물 등 배터리 소재·원료가 포함된 정밀화학원료(82.8%) 수입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로써 수입 증가율은 지난해 6월 이후 15개월 연속으로 수출 증가율을 상회하고 있다.
올해 1~8월 누적 수출액은 4천678억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다. 수출과 수입을 합한 누적 무역액도 9천603억달러로 역시 1위다.
상반기 우리나라 무역액은 전 세계에서 7위를 나타냈다. 지금까지는 2018년의 6위가 역대 최고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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