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선방한 자산 수익률이 -1.9%…40년 만에 최저"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기준금리 내년 초 4% 넘은 뒤 당분간 유지될 것"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에 따른 '잭슨홀 쇼크'의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미국 금융시장에서 주요 자산들이 전방위적인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지난달 미국 자산별 수익률을 보면 -1.9%를 기록한 투기등급(하이일드) 회사채가 그나마 가장 선방했다.
미 국채는 -2.2%, 원자재는 -3.9%였고, 미국의 대표적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4.2%로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개별 원자재 가운데 유가는 지난달 2년여 사이 최장인 3개월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 넘게 떨어져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보였다.
금값은 최근 4년 새 최장인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금값은 올해 들어 6% 넘게 떨어졌으며, 특히 지난달 약 3% 내렸다.
이에 따라 월간 기준으로 주식·채권 등 주요 미국 자산군 가운데 가장 선방한 수익률 수치(-1.9%)가 1981년 12월 이후 약 4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 S&P 500지수가 13% 빠지는 등 개별 자산의 수익률이 더 낮았던 적은 여러 차례 있다.
또 세계적으로 봤을 때 여전히 달러 강세 속에 미국 자산이 외국 자산보다 나은 대안이었지만, 기관 투자자들로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회피할 '피난처'를 찾을 수 없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영국 투자은행(IB) 바클리스에 따르면 주요 자산군 간 가격 상관관계는 최근 17년 새 최고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밀접해졌다. 이처럼 자산군 간 가격 관련성이 커진 것도 동반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앞서 7월만 해도 연준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입장에 대한 기대감 속에 주식·채권시장에 4조달러(약 5천조원) 가까운 자금이 흘러들었고, S&P 500 지수도 지난달 중순까지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반등)를 펼쳤다.
하지만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잭슨홀 회의에서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고 자신할 때까지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겠다고 강조, 이르면 내년께 연준의 긴축 기조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던 시장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블룸버그는 "강세론자들이 질식사했다"면서 "그들은 '연준 풋'(Fed put)으로 이득을 보기보다는 위험자산 가격 하락을 원하는 것으로 보이는 정책결정자들의 입장을 감당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 풋'은 증시가 어려울 때마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거나 금리 인상을 미뤄 시장을 떠받치는 움직임을 말한다.
애버딘 자산운용의 제임스 애티는 "절대적으로 돈을 벌 유일한 방법은 현금 보유나 하락 베팅"이라면서 "성장 전망이 나빠지고 있다. 현 상황에서 여전히 위험자산들의 가격이 적절치 않은 만큼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의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지만, 잭슨홀 회의 이후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은 이어지고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31일(현지시간) 미 기준금리가 내년 초까지 4% 위로 오른 뒤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면서, 금리가 상당히 오른 뒤에야 연준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싸움의 고삐를 늦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투표권이 있는 메스터 총재는 실질 기준금리가 플러스가 돼야 한다면서, 올해 인플레이션이 5∼6%로 떨어지고 이후 몇 년간 연준 목표치인 2%에 근접할 것으로 봤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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