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무역항로인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서 유조선 좌초 사고가 발생했다.
1일(이하 현지시간) 이집트 수에즈운하관리청(SCA)에 따르면 전날 저녁 7시15분께 총톤수 6만4천t의 싱가포르 국적의 유조선 '어피너티 V'(Affinity V)호가 운하 통항 중 좌초했다.
포르투갈에서 출발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얀부 항으로 가던 길이 250m의 이 유조선이 운하의 물길을 막자, 당국은 예인선 5대 등을 동원해 5시간만인 1일 새벽 사고 수습을 마쳤다.
SCA는 현재 운하 통항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오사마 라비 SCA 청장은 "어피너티V호는 운하 진입 후 키(방향 조절 장치) 기능 불량으로 방향 조절이 어려워진 뒤 좌초했다"고 말했다.
선박 위치추적 사이트 베셀파인더에 따르면 현재 어피너티 V 호는 운하 한가운데에 있는 염수호인 그레이트 비터 레이크에 정박 중이다.
전 세계 물동량의 약 13%가 지나는 수에즈 운하에서는 종종 선박 좌초 사고가 발생한다.
지난해 3월에는 길이 400m, 총톤수 22만4천t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인 에버기븐호가 수에즈 운하 남쪽에서 좌초돼 엿새 동안 운하 통항이 중단되면서 글로벌 물류 대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SCA는 에버기븐호 좌초 사고 후 이집트 정부의 승인을 받아 운하를 더 넓고 깊게 하는 확장 공사를 진행 중이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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