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개인 1조 순매수에도 외인·기관 매도에 2%대 급락…2,410대로 추락
코스닥, 2%대 하락하며 800 아래로…환율 장중 1,355.1원, 금융위기 이후 최고
국채금리 일제히 상승…3년물 연 3.778%로 연고점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미국의 고강도 긴축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의 무역적자가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나고 경기 흐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56.44포인트(2.28%) 내린 2,415.61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7월 27일(2415.53) 이후 한 달여만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낙폭은 지난 6월 22일(-2.74%) 이후 가장 컸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천586억원, 8천325억원을 순매도해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홀로 1조1천610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8.72포인트(2.32%) 내린 788.32에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천369억원, 1천362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2천601억원을 순매수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환율에 민감한 외국인 투자자 수급이 악영향을 받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7.3원 오른 1,354.9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장중 한때 1,355.1원까지 올라 전날 기록한 장중 연고점(1,352.3원)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이날 환율은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09년 4월 29일(1,357.5원) 이후, 종가 기준으로도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8일(1,356.8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기조를 강조하는 가운데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미국 반도체 대기업인 엔비디아와 AMD에 인공지능(AI)용 최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중단하라고 통보한 것도 시장에 부담을 줬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 제한 조치는 미중 갈등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더욱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미중 갈등은 글로벌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줬고, 달러 강세 요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외환 시장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 8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 등 경제지표 결과에 따른 달러화 가치 변동이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한국 수출입 통계 수치가 부진한 것도 악재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6% 늘었고, 수입은 28.2% 급증했다.
무역수지는 94억7천만달러(약 12조7천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무역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6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무역적자 폭이 커지면 수출 부진에 따라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짙어지고, 수급상 달러 수요가 커지는 것을 의미해 강달러 현상을 강화한다.
한국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전분기 대비)은 0.7%로 집계됐다.
8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향후 경기 흐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민간소비는 2.9% 늘었으나, 수출과 수입은 각각 3.1%, 1.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정태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향후 성장률 전망과 관련해 "한은 조사국 예상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주요국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수출 둔화 폭이 점차 확대되면서 향후 우리나라 경제 성장 흐름은 약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긴축 경계감에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9.3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778%에 장을 마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는 2011년 8월 3일 3.82%를 기록한 이후 약 11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10년물 금리는 연 3.805%로 8.4bp 상승해 2012년 5월 2일(3.82%)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8.7bp 상승, 6.4bp 상승으로 연 3.868%, 연 3.791%에 마감했다. 5년물은 2011년 8월 4일(3.90) 이후 가장 높은 수치고, 2년물은 지난해 3월 10일 첫 발행 이후 최고점이다.
20년물은 연 3.701%로 6.3bp 올랐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3.4bp 상승, 3.7bp 상승으로 연 3.604%, 연 3.551%를 기록했다. 30년물은 2014년 6월 9일(3.608%) 이후 최고점이고, 50년물은 2016년 10월 11일 첫 발행 이후 역대 최고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을 한 이후 연준 위원들까지 이에 가세하면서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연준이 내년에 연방기금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면서 "연방기금금리를 내년 초까지 4%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 필수적이고 이후 그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yd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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