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장측정기로 자기권계면·뱃머리충격파 관측
(서울=연합뉴스) 문다영 기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1일 달 궤도를 목표지로 삼아 항행중인 달 탐사선 '다누리'가 촬영한 첫 번째 지구와 달 사진을 공개했다.
이 흑백사진은 우리 기술로는 처음으로 지구중력권을 벗어나 촬영한 사진이다. 왼쪽에 달, 오른쪽에 지구가 있는 모습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에 따르면 다누리는 지난달 26일 지구로부터 약 124만㎞ 거리에서 항우연이 독자 개발한 고해상도 카메라로 지구와 달이 함께 있는 사진을 촬영했다.
다누리는 이어 지난달 29일 지구로부터 130만km 거리에서 지구와 달이 나란히 있는 모습을 찍었다.
이번 촬영은 고해상도 카메라의 기능점검을 위해 이뤄진 것으로, 지구와 달을 동시에 촬영할 수 있는 가능한 지점에서 다누리의 자세를 바꾼 뒤 촬영한 것이다.
카메라는 임무 목적 촬영거리였던 100km보다 1만2천 배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도 성공적으로 사진을 찍는 데 성공했다.
고해상도카메라는 달 궤도에 진입하면 고도 100km에서 달 표면을 최고해상도 2.5m, 관측 폭 10㎞로 정밀하게 촬영할 예정이다. 촬영한 자료는 2030년대에 발사할 한국형 달 착륙선의 착륙 후보지 선정을 위한 기본 자료로 활용된다.
아울러 다누리의 탑재체 중 경희대가 개발한 자기장측정기도 지구자기장의 경계면(자기권계면)과 뱃머리충격파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자기장측정기는 다누리가 발사된 8월 5일 오전 11시 54분부터 관측을 위해 펼쳐졌으며, 5일 낮 12시 57분과 오후 4시 21분에 자기권계면과 뱃머리충격파를 각각 관측했다.
자기권계면은 지구자기장에 의해 형성된 경계면으로, 우주로부터 오는 강한 우주선(Cosmic Ray)과 태양풍을 차단해 지구에서 생명체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뱃머리충격파는 지구를 향해 들어오는 태양풍이 지구 자기권과 부딪힐 때 발생하는 충격파로, 지구 자기권계면보다 태양 방향 쪽에 치우쳐있다.
이번 자기장 측정 결과는 해외의 관측자료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던 자기권계면을 우리나라가 개발한 다누리로 직접 관측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자기장측정기는 ±1000 nT(나노테슬라, 자기력속의 밀도단위) 범위 내의 달 우주공간 자기장을 측정한다. 측정 결과는 달 표면에 특이하게 분포하는 자기 이상 지역의 진화와 기원에 관한 연구에 활용된다.
다누리의 임무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항우연 소속 조영호 박사는 "다누리의 본체와 탑재체 모두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번에 다누리가 보내온 지구와 달 사진은 먼 거리에서 촬영하여 해상도가 좋지는 않지만, 의미 있는 결과물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누리는 1일 현재, 지구로부터 133만km 떨어진 거리에서 태양 방향으로 천천히 이동 중이다.
2일 오후 2시에는 다누리의 항행 방향을 태양 방향에서 지구 방향으로 바꾸는 2차 궤적수정 기동이 이뤄질 예정이다.
zer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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