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박스서만 인기게임 '콜오브듀티' 서비스 가능성"…MS는 부인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 인수 시도에 대해 반(反)독점 조사를 벌여온 영국 정부가 인수 승인 시 MS가 경쟁자들보다 '독보적 우위'를 갖게 될 것이라며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영국 규제당국인 경쟁시장청(CMA)은 7월부터 진행해온 1단계 조사를 마친 뒤, MS가 시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2단계 심층 조사에 나서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합병으로 영국 시장 내 게임기(콘솔), 게임 구독 서비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경쟁이 심각히 저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MS는 이미 엑스박스(X박스) 게임기 시리즈, 게임 구독 서비스인 엑스박스 게임패스, 컴퓨터 운영체계(OS) 윈도 등을 보유하고 있고 다른 게임회사들도 인수한 상태다.
게임산업이 구독과 클라우드 게임 형태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MS가 '콜 오브 듀티', '스타크래프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유명 게임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블리자드까지 인수하면 현재와 미래의 경쟁을 막을 수 있다는 게 CMA 판단이다.
MS, 닌텐도와 함께 약 20년간 콘솔 시장을 과점해온 소니 측은 지난달 일인칭슈팅(FPS) 게임인 콜 오브 듀티 시리즈가 너무 강력해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한 바 있다.
CMA도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하고 자사 콘솔인 엑스박스에만 독점적으로 서비스할 경우 소니 등 경쟁자를 배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MA는 자국 기업법 준수방안을 제출하도록 MS와 블리자드에 요구했으며, 만족할 만한 방안을 내지 않으면 2단계 심층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MS 측은 "CMA와 다음 단계에 대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업계 선도기업인 소니가 콜 오브 듀티를 우려하지만, 우리는 똑같은 게임을 엑스박스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에서 같은 날 즐길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해왔다"고 말했다.
또 이번 합병이 게임업계와 게임이용자들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블리자드 측은 합병이 내년 6월까지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MS는 지난 1월 블리자드를 687억달러(약 93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게임업계 역사상 최고액 인수·합병(M&A)이다.
하지만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를 비롯한 각국 당국이 MS의 블리자드 인수가 자국 반독점법에 저촉되는지 살펴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합병을 승인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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